삼성전자가 지난해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글로벌 빅5' 업체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성장세를 기록했다. LG전자는 사상 처음으로 '톱 3'에 오르는 등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토종 휴대폰의 선전이 돋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ABI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이 16.2%로 2007년에 비해 2.7%포인트 증가했다. 유럽 미국 등 선진 시장에서 고급 터치스크린폰과 카메라폰 등을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인 것이 주효했다.

삼성은 노키아,LG전자,모토로라,소니에릭슨 등을 포함한 빅5 업체 가운데 점유율 상승 폭이 가장 컸다. 노키아는 지난해 점유율이 38.6%로 1.8%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노키아와 삼성간 점유율 격차도 2007년 23.3%에서 지난해 22.4%로 줄어들었다.

삼성전자의 선전은 노키아의 텃밭인 유럽에서 두드러졌다. 삼성의 터치폰 '터치위즈(F480)'는 지난해 영국 프랑스 스위스 등지에서 판매 '톱3' 안에 드는 등 애니콜 돌풍의 주역으로 맹활약했다. 삼성은 현재 프랑스에서 노키아의 2배가 넘는 40%에 가까운 점유율로 확실한 1위를 지키고 있고,영국에서도 30%에 달하는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은 모토로라의 안방인 미국에선 지난해 3분기 22.4%의 점유율로 시장 진출 11년 만에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단일 휴대폰 시장으로는 세계 최대인 미국 시장은 글로벌 업체 간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이라며 "삼성 휴대폰의 미국 시장 1위는 그만큼 의미있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LG전자의 선전도 돋보였다. 이 회사는 지난해 세계시장에서 8.3%의 점유율로 모토로라와 소니에릭슨을 제치고 글로벌 3위에 등극했다. 크리스틴 갤런 ABI리서치 분석가는 "삼성전자,노키아,LG전자 등 3개 업체가 글로벌 시장을 지배했다"며 "블랙베리로 유명한 림(RIM)과 애플 등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선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휴대폰 업계의 원조로 불리는 모토로라는 지난해 8.3%의 점유율로 전년 대비 5.1%포인트 추락했고,소니에릭슨도 점유율이 8.0%로 1년 새 0.7%포인트 떨어졌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