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휴대폰 업체들이 특정 세대를 겨냥한 '세대별 맞춤폰'을 속속 내놓고 있다. 특히 청소년층과 중 · 장년층 등을 구분해 집중 공략하는 전략이 휴대폰 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다음 달께 20대 젊은층을 겨냥한 터치스크린 휴대폰 W750을 내놓을 예정이다. W750은 '햅틱1'과 생김새가 비슷한 제품이다. 카메라는 300만화소로 업그레이드됐고,사용자 환경(UI)도 개선됐다. 액정 화면이나 지상파 DMB 등 다른 사양은 햅틱1과 유사하지만 청소년층이 좋아하도록 외부 디자인을 차별화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 관계자는 "그동안 햅틱의 주 고객이 30대였다면 이 제품은 20대의 휴대폰 교체 수요를 노리고 내놓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국내에서 60만대 이상 팔려나간 햅틱1의 수명을 연장해 줄 제품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도 이르면 3월께 보급형 터치스크린폰 '쿠키'를 국내 시장에 내놓는다. 쿠키는 지난해 10월 말 유럽에서 첫 출시돼 인기를 끈 제품이다. LG전자가 터치폰의 대중화를 위해 개발한 전략 모델로,두께 11.9㎜의 본체에 3인치 화면이 장착됐다. 다양한 위젯(자주 쓰는 기능을 바탕화면에 모아놓은 그래픽 도구)과 단축 버튼 등을 장착해 사용하기 쉬운 것이 장점이다. 해외 판매 가격이 300달러 선으로 국내 출시 모델도 기존 터치폰에 비해 저렴하게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 관계자는 "꼭 필요한 기능과 세련된 사용자 환경,차별화된 기능 등으로 불황 속에서도 인기를 끌 수 있는 제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 · 장년층을 겨냥한 휴대폰 시장도 최근 활성화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선보인 '오리진폰'은 최신 기기에 관심이 높은 활동적인 중 · 장년 세대를 타깃으로 한 제품이다. 2.6인치 크기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화면을 장착했고,문자 키패드가 큼지막해 문자 메시지 작성 등이 편리하다. 자주 쓰는 기능만 담은 주 메뉴가 한눈에 쏙 들어오고,알람 단축번호 라디오 등의 기능도 버튼 한번만 누르면 바로 실행된다.

다양한 웰빙 기능도 오리진폰의 강점이다. 키 몸무게 질병이력 복용약 병원 등을 휴대폰에 기록할 수 있는 '나의 건강정보 기능',음악과 영상을 즐길 수 있는 '웰빙 음악 기능',위급한 순간 미리 작성된 문구를 보낼 수 있는 '긴급 호출 기능' 등을 갖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다양한 소비자를 위한 특화폰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 · 장년층 중심의 휴대폰 시장을 먼저 개척한 곳은 LG전자다.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중 · 장년층을 위한 시장은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10~20대에 비해 휴대폰 수요가 많지 않고,보급형 모델로도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LG전자는 중 · 장년층을 위한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2007년 '와인폰',지난해 '와인폰2'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대박을 터뜨렸다. 현재까지 이들 2종의 휴대폰은 130만대 이상 판매됐다.

와인폰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은 통화가 편리하고,버튼을 누르기 쉽다는 것이다. 화면 스피커 버튼 등이 모두 보통 휴대폰 크기의 두 배가량이어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글자를 확대해 보는 '돋보기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액정 화면 바로 아래에는 일정,음성 녹음,휴대폰 설정 등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쓰는 기능 버튼 4개를 배치했다. 화면 아래에 있는 버튼을 한번만 누르면 알람 시간도 바꿀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와인폰의 경우 지난해 LG전자가 내놓은 휴대폰 가운데 최대 히트작으로 기록되기도 했다"며 "국내에서 스마트폰이나 터치스크린폰 등 고급 휴대폰 시장이 한 축이라면 다른 한쪽에서는 사용이 편리하고 디자인 등이 차별화된 세대별 맞춤폰이 뜨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