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과 이석채 KT 신임 사장간의 교감이 확대되고 있다.

최 위원장이 지난 14일 IPTV를 통해 중계된 이 사장의 취임식에서 미리 준비된 영상을 통해 축사를 전달한데 이어 이 사장은 취임 이틀째인 15일 오전 최 위원장의 집무실을 방문, 새해 인사를 겸한 취임인사를 했다.

최 위원장은 이 사장 취임과 관련, "최근 통신시장의 성장이 정체되는 등 어려운 환경속에서 탁월한 기획력과 추진력을 갖춘 이 사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방송통신 융합의 시대적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경쟁력있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최 위원장이 통신업계 사장 선출과 관련해 축사를 전달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 사장은 방통위 위원들과 인사를 나눈뒤 "방통위에는 후배도 많다"며 "직원 하나하나 손잡고 인사를 나누고 싶다"고 말해 방통위에 대한 애정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를 놓고 업계 안팎에서는 "정보통신부 장관 출신의 이 사장이 KT 수장을 맡음으로써 방통위와 KT의 밀월관계가 본격화되는 신호탄이 아니냐"는 시선이 많다.

사실 일자리 창출과 투자확대를 고민하는 방통위 입장에서는 매년 2조5천억원 내외의 투자를 진행하는 KT의 지원사격이 절실하다.

방통위가 야심적으로 내놓은 와이브로 활성화 방안도 와이브로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KT를 겨냥했다는 설도 돈다.

실제로 KT는 와이브로 음성탑재를 긍정적으로 검토중이다.

인터넷 전화사업도 마찬가지다.

유선전화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는 KT는 그동안 가입자 이탈 방지에 초점을 맞춰왔으나 이 사장의 영입을 계기로 인터넷전화사업에 무게중심을 두기 시작했다.

이 사장은 인터넷전화와 유선전화의 관계설정에 대해 "딜레마 때문에 미래를 향해 움직여야 하는데 멈칫하면 처진다.

과감하게 뚫고 나가서 어떻게 살아남느냐, 힘을 얻느냐를 고민해야 한다"며 "대세라면 뒤따라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 사장이 일자리 창출을 위해 화상전화 등 새로운 시장 창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점이나 글로벌 시장 진출에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의지를 밝힌 점도 방통위가 중점을 둔 '새로운 IT서비스 발굴', 'IT융합서비스의 해외수출' 방향과 맞아 떨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국가경제의 큰 밑그림을 그렸던 이 사장의 경력으로 볼 때 KT는 당분간 정부의 정책방향과 함께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를 계기로 성장정체에 빠진 통신산업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바란다"고 기대했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y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