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대비 TV투자 축소

최근 산요전기를 인수키로 한 일본의 최대 가전업체인 파나소닉이 TV부문 투자를 축소하는 대신 태양전지와 충전지 등 미래 전략분야에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오쓰보 후미오 파나소닉 사장은 9일 오사카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사업 구조조정 방안과 올해 경영전략을 발표했다. 수요가 줄고 있는 기존 사업을 일부 정리하면서 유망 분야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불황 이후'를 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오쓰보 사장은 "세계적인 경기 악화로 TV 등 가전수요가 쉽게 회복되지 않을 전망"이라며 "효고현에 건설 중인 PDP와 LCD 패널 공장에 대한 투자액을 당초 계획인 5800억엔(약 8조1000억원)에서 4450억엔으로 1350억엔 줄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 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올 TV판매 목표는 작년보다 50% 늘어난 1550만대로 잡았다. 그는 또 "앞으로 확장할 사업과 철수할 사업을 명확히 할 것"이라며 "특히 2006년 이후 연속 적자를 내고 있는 사업은 정리할 것"이라며 설명했다.

그러나 파나소닉은 인수를 확정한 산요전기를 통해 태양전지와 리튬이온전지 등 미래 전략 사업엔 투자를 강화할 방침이다. 산요전기는 리튬이온전지와 태양전지 분야에서 각각 세계시장 점유율 1위와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오쓰보 사장은 "산요전기 인수를 계기로 에너지 관련 사업에만 1000억엔을 투자할 것"이라며 "산요와의 시너지 효과로만 2012년 중 800억엔 정도 이익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산요의 경우 현재 효고현과 오사카에 리튬이온전지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 공장들이 완공되면 산요의 리튬이온전지 생산능력은 현재보다 30% 늘어난다. 오쓰보 사장은 "큰 변화를 맞고 있는 때일수록 성장을 위한 과감한 액션이 필요하다"며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고 있는 산요의 전지사업은 파나소닉의 새로운 '성장 엔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3~5년 후의 성장 산업을 적극 발굴할 것"이라며 "로봇 부문의 경우 2015년까지 1000억엔 이상의 사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쓰보 사장은 "난국은 발전의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파나소닉은 힘을 합쳐 앞으로 나갈 것"이라며 "그런 뜻에서 올해 경영슬로건을 '치고 나가자(Rise to the Challenge!)'로 정했다"고 소개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