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급등ㆍ경기침체에 김범수 前 NHN대표 美벤처캐피털 사업 철수
이재웅씨 이어 유현오 前 SK컴즈 대표도 일선 물러나

한게임 창업자인 김범수 전 NHN 대표가 '미국에서 통할 웹 2.0 기업을 만든다'는 목표로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세웠던 아이위랩의 미국 법인을 사실상 정리,최근 귀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7월에는 이재웅 전 다음커뮤니케이션 사장이 라이코스 미국법인 대표직을 사임,국내로 발길을 돌렸다. 이에 따라 인터넷 벤처 1세대들의 미국 시장 공략도 소강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김범수 대표는 24일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캘리포니아 사무소 직원은 현지인 3명,파견 직원 3명,경영진 등 총 8명인데 현지 직원은 이미 내보냈고,파견 직원과 경영진도 국내에 복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ㆍ달러 환율이 너무 올라 자금 사정이 어려워진 데다 미국 인터넷 업계 상황도 좋지 않아 귀국했다"며 "당분간 한국 사업에 전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일종의 벤처캐피털 역할을 하는 아이위랩을 만들고 미국과 한국에 각각 법인을 세웠다. 미국 법인 설립과 함께 인맥관리 사이트인 부루닷컴(buru.com)을 현지에 선보였다. 이 사이트는 현재 시범 서비스 중이다. 김 대표는 "기대했던 것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하지만 언제든 미국 시장에 재도전하기 위해 미국 법인 자체는 그대로 두고,부루닷컴도 한국에서 계속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내 법인을 통해 위지아닷컴(wisia.com:네티즌들의 집단 지성을 기반으로 한 인맥관리 사이트)을 운영 중이다.

싸이월드 창업자로 지난해 미국에 진출,이인프라네트웍스라는 법인을 설립한 형용준씨도 얼어붙은 미국 경기 탓에 투자 유치가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형 대표는 동영상 협업 제작 서비스인 스토리블렌더닷컴(storyblender.com)을 시범 서비중이다. 이 사이트는 작년 9월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웹 창업자들의 모임인 '테크크런치40 컨퍼런스'에 초대받아 관심을 끌기도 했다.

2004년 SK그룹의 싸이월드 인수를 주도했고 이후 미니홈피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는 등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작년 말 SK텔레콤의 미국 인터넷 사업 총괄 사장으로 발탁된 유현오 전 SK커뮤니케이션 사장(SK텔레콤 전무) 역시 일선에서 물러나 학업에 전념할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신개념 음악 서비스로 실리콘밸리에 진출,현재 중국에도 법인을 설립한 큐박스의 권도혁 공동대표는 "미국 벤처투자자들이 웹 사업에 돈을 대길 꺼리기 시작했다"며 "이미 투자를 받은 기업들은 하루빨리 성과를 내라고 독촉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 웹 비즈니스 관련 통계를 제공하는 테크크런치닷컴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미국 내 웹 서비스에 대한 벤처캐피털의 투자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