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 열풍이 거세다.

꾸준히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대조영',최근 방영을 시작한 '태왕사신기','왕과 나','이산' 등.한결같이 시청률이 높다.

왜 다시 사극일까.

전문가들은 사극이 새로워졌기 때문이라고 말다.

전에는 역사에 충실한 '정통 사극'이 대세였다면 요즘엔 각종 요소를 가미해 재미를 더한 '퓨전 사극'이 주를 이룬다.

대표주자가 태왕사신기다.

무협 판타지 게임을 보는 것 같다는 말을 듣는다.

퓨전 사극 열풍이 온라인게임으로 번진 걸까.

게임 업체들이 내세우는 대표작 중엔 동양 배경에 퓨전 요소를 가미한 게임이 눈에 띈다.

다음 달께 공개 서비스를 시작하는 엠게임의 '풍림화산(風林火山)'과 최근 호평을 받는 위메이드의 '창천(蒼天) 온라인',비공개 시범 서비스 중인 네오위즈의 '워로드' 등이 주인공이다.

◆엠게임 '풍림화산'

'바람 숲과 불의 산'이란 뜻의 풍림화산은 엠게임의 하반기 주력게임 중 하나다.

11월 공개 서비스를 목표로 막바지 개발에 한창인 이 게임은 동양 전체의 분위기를 아우른 판타지 같은 배경에 비디오게임 요소를 합쳤다.

즉 중국에만 국한돼 있던 기존 무협 게임의 한계를 벗어나 한국(개발)과 일본(애니메이션풍 그래픽),중국(무협 요소) 등 동양 3국의 장점을 결합했다.

또 온라인게임 최초로 게임 내 '셀애니메이션'을 삽입하고 로드무비와 같은 시나리오로 다양한 퓨전 요소를 갖췄다.

특히 그래픽의 경우 독자적으로 해석한 카툰렌더링 기법을 적용해 일본 애니메이션을 연상하게 하는 등 무협 게임에 대한 거부감을 없앴다.

게임 주인공들은 저마다 사연을 지닌 로드무비의 주인공으로 설정했다.

게임 음악은 신비로운 판타지풍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동양적 사운드를 삽입해 퓨전 요소에 충실했다.

엠게임 관계자는 "다양한 퓨전 요소를 집어넣어 남성 전유물로 여겨졌던 무협 게임의 좁은 사용자층을 넓힐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위메이드의 '창천 온라인'

지난달 14일 공개 서비스를 시작한 위메이드의 창천 온라인은 하반기 온라인게임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 게임은 항상 게임 소재로 등장하는 '삼국지'를 기본 세계관으로 하되 단순히 삼국지의 요소를 게임에 집어넣는 데 그치지 않고 100 대 100의 대규모 실전 국경전투와 각 진영의 영웅 교류,국정 활동,정책 제안 등 정치·전략적인 요소들을 도입해 기존 삼국지 게임과 차별화를 내세운다.

◆네오위즈게임즈 '워로드'

네오위즈게임즈의 개발 스튜디오 띵소프트에서 만든 워로드는 연내 공개 서비스가 목표다.

가상의 용병도시 쿠룬을 중심으로 하되 게임 속 배경을 동양과 서양으로 굳이 나누지 않았다.

오히려 동·서양의 문화적인 차이점을 게임 내에 적극 적용시켜 새롭게 재해석한다.

고구려의 국내성,중국의 형주성,일본의 가이성,영국의 카멜롯 등 동·서양의 역사 속 전장을 두루 선보이며 양 진영 영웅들이 전장에서 일당백의 치열한 전투를 펼친다.

최근 무협 퓨전 게임이 각광받는 이유는 뭘까.

업계는 새로운 시도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동양풍 게임=중국=무협'이라는 기존 공식을 과감히 깨고 재해석했기 때문이다.

게임 업계는 이런 시도가 어떤 반응을 얻을지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한때 '한물갔다'는 혹평을 받았던 사극 드라마는 퓨전의 옷을 입고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온라인게임도 퓨전 시도로 새로운 바람몰이에 성공할 수 있을까.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