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간 무료통화 '매력'

뉴스ㆍ증권ㆍ쇼핑까지 척척

무선인터넷전화기도 등장

서울 송파동에 사는 컴맹 주부 박모씨(47)는 요즘 전화 쓰는 재미에 푹 빠졌다.

전화를 걸고 받기도 하지만 '보는'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전화를 보면서 쇼핑하고,날씨 뉴스 증권 정보까지 검색한다.

인터넷과 담을 쌓고 살던 박씨가 집 전화를 인터넷전화로 바꾸면서 버튼 하나로 '정보의 바다'에 접속할 수 있게 된 것.

박씨는 인터넷전화를 쓰면서 요금부담도 크게 덜었다.

단짝 친구인 옆집 김모씨(46)와는 공짜로 통화한다.

박씨와 김씨가 같은 인터넷전화를 가입했기 때문이다.

대구에 있는 친정엄마와 아무리 오래 통화해도 시내요금밖에 안 나온다.

미국에 있는 오빠와도 저렴하게 통화한다.

박씨처럼 인터넷전화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일반 전화에 비해 통화 요금이 싸고 부가서비스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초고속인터넷 가입 인구가 1400만명을 넘어서는 등 인터넷전화가 활성화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됐다.

LG데이콤 삼성네트웍스 SK텔링크 등이 잇따라 상품을 내놓으면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2009년에는 국내 인터넷전화 시장이 약 1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한국IDC)도 나왔다.

인터넷전화의 가장 큰 매력은 가입자 간 무료통화다.

지난 6월 LG데이콤이 선보인 가정용 인터넷전화 'myLG070'이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소프트폰처럼 프로그램을 다운받을 필요가 없다.

전화기(하드폰)로 언제든 가입자끼리 무료로 통화할 수 있다.

LG데이콤 관계자는 "평소 통화량이 많은 모녀,자매와 단짝 친구들이 무료통화를 하기 위해 myLG070에 동시 가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전화는 그 성격상 시내 시외전화 구분이 없다.

통화권역 구분 없이 '전국 단일 요금(3분당 38∼39원)'이 적용된다.

전화비가 많이 나올까 겁이 나서 '용건만 간단히' 하고 끊었던 시외전화도 이제 시내전화처럼 부담없이 쓸 수 있게 됐다.

국제전화 역시 주요 국가 분당 50원 수준으로 저렴하다.

기러기 아빠나 유학생 자녀를 둔 가정에서 통화료 걱정 없이 마음껏 안부를 전할 수 있다.

음성통화 이외에 데이터 서비스도 다양하다.

대표적인 것이 무선콘텐츠 서비스 기능이다.

전화로 뉴스,증권,날씨정보 검색은 물론 쇼핑까지 가능하다.

휴대폰 무선데이터서비스와 유사하지만 데이터 통화료가 전혀 없다.

따라서 다양한 콘텐츠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LG데이콤의 경우 가정용 인터넷전화 myLG070 무선콘텐츠서비스인 '아이허브'를 제공한다.

'아이허브'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인터넷에 접속된다.

인터넷전화는 무선콘텐츠서비스 외에 TV 리모컨,전화번호부(500개) 기능도 있다.

휴대폰에서 지원하는 문자메시지(SMS),착신자 (CID),착신전환도 모두 인터넷전화에서 가능한 서비스다.

'삼성 와이즈 070'이란 브랜드로 주로 기업용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삼성네트웍스도 이 같은 부가서비스와 영상전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삼성네트웍스는 현재 가입자 17만명을 확보하고 있다.

SK텔링크도 영상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전화끼리 영상전화는 물론 인터넷전화와 3세대 휴대폰 간 동영상 통화도 내놓았다.

SK텔링크는 앞으로 TV와 전화를 연동시키는 컨버전스,인터넷전화-모바일 연계서비스 등 부가서비스를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다.

인터넷전화는 집에서만 쓰는 전화가 아니다.

초고속인터넷이 설치된 곳이면 어디서든 집전화처럼 사용할 수 있다.

출장 중이나 휴가 중에도 인터넷전화기를 갖고 다니면서 근거리통신망(LAN)이 있는 곳이면 어디서나 꽂아 쓸 수 있다.

무선 인터넷전화기도 있다.

무선 와이파이(WiFi)폰을 이용,무선AP가 설치된 도서관 등지에서도 단말기만 있으면 접속해 쓸 수 있다.

인터넷전화 식별번호인 '070' 번호에 대한 인식도 개선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동전화 식별번호인 010이 정부 차원의 인식 개선 노력으로 2000만 가입자를 넘어선 것처럼 070 역시 집전화의 대표번호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데이콤 관계자는 "내년부터 인터넷전화와 시내전화 간 번호이동제가 실시되면 인터넷전화가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