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걸 채울수 있는 0 ... 전략 협상때 늘 기억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최근 개인 홈페이지(www.chungyongjin.com)를 개설,경영 비전과 함께 개인 생활을 상세히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클래식을 즐겨 듣고 두 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아버지'로서의 실수담 등 가벼운 신변 얘기에서부터 경영수업을 받는 현장 등 다양한 내용을 담은 것.

◆'바흐'에게서 배운다

정 부회장은 홈페이지 첫 장에 '바쁜 와중에도 클래식을 즐겨듣는다'며 '캐나다의 천재피아니스트 글렌굴드가 1955년 첫 레코딩한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가장 좋아한다'고 소개했다.

기본을 가장 잘 지키는 바흐의 음악을 듣노라면 경영에 대한 기본을 배우게 된다고.

◆'0(Zero)'의 철학


정 부회장은 홈페이지에 성실하게 준비된 상태에서 '예스'가 긍정의 힘을 갖는다는 경영철학을 피력했다.

0(ZERO)은 아무것도 없다는 뜻도 있지만 모든 걸 채울 수도 있다는 것.전략적 협상에서 0의 자세는 중요하며,글로벌 유통의 역사를 쓰기 위해 0의 자세를 늘 기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대량생산품에서는 이를 느낄 수 없다'고 한 발터 벤야민에 정면 반박,신세계백화점에서는 창조적 아우라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기도.신세계로선 향후 10년이 새로운 도약의 기회라고 강조하며 이르면 2010년에 세계 유통기업 10위 탈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짬뽕'과 '자장면'의 유혹

주위의 권유로 작년 헬스를 시작한 정 부회장은 다이어트도 병행하고 있다고 소개한 뒤 삶은 계란,닭가슴살로 끼니를 때우다 보면 짬뽕과 자장면의 유혹은 정말 떨치기 힘들다고 고백했다.

옷에 대해 동년배가 물어오면 패션잡지를 읽으라고 충고하고 가장 좋아하는 첼리스트는 중국계 진왕(JIAN WANG)이라고 소개했다.

두 아이의 옷을 직접 골라주는데 아들은 짙은 색 위주의 포멀한 옷을,딸아이는 우아한 공주풍보다는 '쉬크'한 옷을 좋아한다고.항상 가방 속에 코닥필름카메라를 넣고 다니고 집을 방문하는 사람에게 소박한 기념사진을 찍어준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1994년 졸업한 미국 브라운대학교 경제학과 유학시절 스타벅스에 들러 즐겨 마시던 '아이스에스프레소'를 가장 좋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