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으로 얼굴을 보면서 통화하는 영상통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올 상반기중으로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방식의 차세대 이동통신서비스가 전국적으로 실시되기 때문이다.

HSDPA는 빠른 데이터 전송속도가 강점이다.

끊김없는 영상통화가 가능하고 기존보다 훨씬 깨끗하게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HSDPA 서비스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시작됐지만 84개시에서만 서비스가 이뤄져 사용자는 아직 많지 않다.

휴대폰 영상통화도 그다지 활성화되지 못했다.

하지만 전국 서비스와 함께 영상통화가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상통화 시대가 되면 갖가지 해프닝도 많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서비스도 속속 등장할 전망이다.

통신환경 변화와 함께 벌어질 일들을 가상으로 엮어봤다.

◆ 난처한 상황에서는 영상통화 꺼두세요

유난히 술을 좋아하는 대기업 A과장.고주망태로 들어와 아내와 다툼을 하곤 했던 그는 올해 반드시 술을 끊겠다고 다짐했다.

술약속도 잡지 않고 불가피한 자리에서도 음료수만 홀짝이며 참았다.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를 무렵 기회가 찾아왔다.

아내가 친정집에 일주일간 다녀오기로 한 것.술에 굶주린(?) A씨는 옛 술친구들과 모처럼 자리를 마련했다.

한참 분위기가 무르익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그런데 이게 웬일.아내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무심코 받고 만 것이다.

오랜만의 술자리라 긴장이 풀린 탓이었다.

예전 같으면 변명이라도 할텐데 술집 모습이 그대로 나오는 바람에 딱 걸리고 말았다.

A씨는 싹싹 빌어야 했다.

그나마 건전한(?) 술자리였으니 천만다행.아내는 주변 동료들과 안부인사를 하며 안심했다.

그때 친구가 한마디 거든다.

“난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다 무의식중에 전화를 받았는 데 민망한 장면이 나가는 줄도 몰랐지 뭐야.창피해 죽는줄 알았어”라며 웃었다.

◆ 영상통화 전에는 거울 먼저

며칠전 소개팅을 한 B군.파트너의 외모가 평소 이상형이었다.

너무 맘에 들어 애프터를 신청했다.

그녀도 흔쾌히 승낙했다.

저녁식사를 하고 영화를 함께‘ 보기로 약속한 그날.약속을 다시 확인하기 위해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화면에 낯선 얼굴이 나오는게 아닌가.

낮잠을 자다 깬 그녀가 ‘쌩얼’로 등장한 것이다.

B군은 소개팅에서 본 모습이 ‘화장빨’‘조명빨’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아차렸다.

◆ 회사 업무에 활용되는 영상통화

건설회사 C사장은 지방에 있는 아파트 건설현장을 방문하는 횟수가 크게 줄었다.

휴대폰 영상통화 덕분이다.

현장소장은 매일 아침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직접 보고를 한다.

공사 진척상황을 실시간 동영상으로 보고 현장 근로자의 애로사항도 직접 듣는다.

영상통화가 공간적인 제약을 없앤 것이다.

화상회의도 휴대폰으로 이뤄진다.

직원들이 외근을 많이 하다보니 회의시간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휴대폰 화면이 PC 모니터만큼 크지는 않아도 상대방 표정까지 선명히 볼 수 있어도 회의하는데 큰 불편함이 없다.

보고서나 프리젠테이션 자료도 동영상으로 볼 수 있다.

이동 중에도 회의에 참여할 수 있으니 시간을 크게 아낄 수 있게 됐다.

◆ 진료,제품 AS도 휴대폰으로

아토피가 심한 D씨.병원에서 진료받는 시간은 채 5분도 안되는데 병원을 오고가는데만 1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바쁜 업무 때문에 진료를 빼먹기 일쑤다.

D씨는 영상진료 서비스를 통해 이 문제를 간단히 해결했다.

영상통화폰을 이용해 피부상태를 의사에게 보여주고 상담도 받는다.

처방전은 이메일로 받는다.

E씨는 영상통화를 이용해 컴퓨터 애프터서비스를 받았다.

과거에는 무거운 PC를 들고 AS센터를 방문하거나 출장비를 주고 전문 수리기사를 불러야 했다.

하지만 영상통화폰을 이용해 문제가 발생한 부분을 보여주고 전문기사의 상담을 통해 10분만에 문제점을 해결했다.

영상통화 시대가 되면 음성통화가 어려웠던 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 장벽도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문자메시지만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영상통화폰을 이용해 수화나 필담으로 의사를 전달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 의사와 상담하거나 AS센터에 문의하고 홈쇼핑 주문도 직접하게 될 날이 멀지 않았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