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차세대 게임기, 온라인 강화 '한 목소리'

MS 등 온라인 노하우 급속 축적..'위기이자 기회'

마이크로소프트(MS) X박스360 등 차세대 게임기들이 E3 게임전시회에서 크게 강화된 온라인 기능을 선보임에 따라 온라인게임이 주력인 한국 게임업계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3개 차세대 게임기 중 가장 앞선 온라인 기능을 내놓은 것은 MS의 X박스360으로 PC, 휴대전화를 X박스360과 연동해 이용하는 '라이브 애니웨어' 서비스를 내세웠다.

라이브 애니웨어는 내년 1월 출시되는 새 윈도 운영체제 윈도 비스타부터 본격 지원되는 서비스로 이용자는 X박스360 온라인 서비스인 X박스 라이브의 계정 하나로 X박스360과 PC, 휴대전화에서 끊김 없는(seamless)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세 가지 기기 어디서나 자신의 X박스 라이브 친구 목록에서 친구의 게임 접속 여부를 확인하고 초대해 온라인으로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신작 '섀도우런'부터 PC와 X박스360 게이머가 함께 게임을 하는 기능도 지원된다.

또 X박스360에서 구입한 캐주얼 게임을 별도 비용 없이 휴대전화에서도 즐길 수 있으며 휴대전화로 X박스360이나 PC게임용 아이템을 구입하고 PC에서 아이템을 개인 입맛에 맞게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

개발 중인 X박스360 자동차 경주게임 '포르자 모터스포츠 2'의 경우 자동차에 붙일 스티커를 휴대전화에서 구입한 뒤 PC에서 스티커 크기 등을 편집해 게임에 적용하는 식이다.

곧 PC 운영체제의 지배력을 바탕으로 게임기와 PC 등 모든 관련 기기를 아우르는 통합 서비스를 제공해 게임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것이 MS의 원대한 구상이다.

MS는 그간 E3 공식 행사에 참가한 적이 없는 빌 게이츠 회장이 처음으로 9일(미국 현지 시간) 열린 언론 발표회에 직접 나와 라이브 애니웨어를 소개하는 등 무게를 싣고 있다.

2002년 말 X박스 라이브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3년여간 축적된 MS의 게임 관련 온라인 서비스 노하우는 단순한 멀티플레이 연결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이번 E3에서도 행사장에서 공개한 게임 시연판(데모)과 예고 영상, 현장 촬영 영상을 X박스 라이브로 제공해 라이브 이용자는 집에서 HD(고화질) 영상을 받아보며 E3에 온 것처럼 실감나는 게임 축제를 즐길 수 있었다.

MS에 자극을 받은 듯 소니도 플레이스테이션3(PS3)에 온라인의 필수 요소인 하드디스크를 기본 장착하고 온라인으로 게임 아이템부터 영화, 음악 등 모든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제공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소니는 PS3에서 친구 목록, 문자ㆍ음성 메시지, 영상 대화 등 기본 커뮤니티 서비스를 무료로 서비스할 계획이며 앞으로 홈피와 같은 1인 미디어도 PS3으로 즐길 수있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게임 이외 콘텐츠에는 무관심한 닌텐도도 차세대 게임기 위(Wii)에서 '커넥트24'라는 기능을 통해 전원을 끈 상태에서도 게임 아이템 등 콘텐츠를 내려받아 이용자가 매일 새로운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할 계획이다.

그간 상대적으로 온라인에 무관심했던 게임기들이 온라인 서비스에 힘을 쏟는 것은 초고속인터넷이 북미 등 세계 주요 시장에서 점차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온라인이 '대세'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한 것이다.

MS 등은 한국 등지의 발달된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아이템 판매 등 여러 사업, 서비스 모델을 벤치마킹하면서 노하우를 급속히 쌓고 있다.

문제는 게임기의 온라인 서비스가 일반화되면 그간 PC 온라인게임을 기반으로 한 한국 게임산업의 경쟁력이 훼손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한국 게임산업은 짧은 시간 급속히 발전했지만 아직 온라인 노하우를 제외한 일반적인 게임 개발 능력에서 북미, 일본의 세계적 업체와 맞상대하기에는 버거운 것이 사실이다.

그래픽, 게임성을 갖춘 게임기 기반 업체들이 PC 온라인게임의 전유물이었던 독특한 온라인 경험까지 제공할 경우 한국 업체들의 설 자리가 좁아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PC에 국한됐던 온라인게임 인프라가 게임기에서도 갖춰짐으로써 국내 온라인게임의 공략 범위가 크게 확장되는 긍정적인 면도 크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결국 게임기의 온라인화가 위기와 기회 두 측면을 모두 갖고 있으므로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면밀히 주의를 기울이고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김남주 웹젠 사장은 "게임기 시장은 북미 게임 시장의 가장 큰 부문으로 X박스360 등 차세대 게임기들이 모두 온라인 기능을 강화하고 있지만 여기에 맞는 적당한 게임이 없어 우리에게 기회가 생기고 있다"며 "PCㆍX박스360용 온라인게임 '헉슬리' 등을 통해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j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