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바이트(GB) 휴대전화 시대'가 열렸다. 멀티미디어 기능 강화로 휴대폰의 대용량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된 데 따른 것이다. 올해 초 1GB 용량의 휴대전화가 첫 선을 보인 지 3개월만에 4GB 휴대전화가 등장한다. 4GB는 MP3 음악파일 1천곡을 담을 수 있는 용량이다. 이 같은 대용량화에 따라 휴대전화 시장은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새로운 텃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휴대전화, 빠른 진화 = 30일 업계에 따르면 소니에릭슨은 세계 최대 용량인 4GB 낸드플래시를 채용한 '워크맨폰(W950)'을 내달 출시하며, 대만의 HTC도 오는 7월께 4GB 뮤직폰 'MUSE'를 선보일 예정이다. 팬택계열의 스카이(SKY)가 지난 1월 당시 세계 최대 용량인 1GB 쥬크박스폰 'IM-U110'을 출시한 지 3개월만에 용량이 4배나 늘어난 4GB 휴대전화가 출시되는 것. 지난해 1.4분기 삼성전자의 휴대전화에 탑재된 낸드플래시를 포함한 메모리 평균 용량이 평균 90MB(메가바이트)인 것과 비교해도 불과 1년새 10∼40배 이상의 낸드플래시가 휴대전화에 실리고 있는 셈이다. 4GB는 일간지로는 25년 분량을, MP3 파일로는 노래 1천곡을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이다. 소니에릭슨의 워크맨폰은 메가픽셀 카메라, 화상통화, 블루투스를 모두 지원하는 UMTS폰으로 음악 기능뿐 아니라 e-메일, 웹브라우저 등 고성능의 엔터테인먼트 기능도 갖추고 있다. 대용량 휴대전화는 하드디스크 대신 낸드플래시를 저장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어데이터 저장 성능이 뛰어날 뿐 아니라 영상, 음악, 사진, 게임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를 구현할 수 있다. ◇휴대전화 시장, 낸드플래시 텃밭으로 = 그동안 휴대전화에 탑재되는 내장형 메모리로는 노어플래시가 각광받았다. 그러나 노어플래시는 데이터 저장력이 우수한 낸드플래시에 의해 무대의 뒷편으로 차츰 밀려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휴대전화용 메모리 가운데 낸드플래시 비중은 2004년 12%에서 올해 22%를 거쳐 2010년 25%까지 올라가는 반면 노어플래시 비중은 2004년 58%에서 올해 19%, 2010년 4%로 가파르게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점유율이 2004년에는 노어플래시가 낸드플래시의 5배 수준이었으나 반대로 2010년에는 낸드플래시가 노어플래시의 6배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얘기다. 휴대전화 대용량화로 낸드플래시가 빠른 속도로 노어플래시를 대체하는 가운데 휴대전화용 외장형 메모리나 USB 등 휴대용 저장매체(RS3)도 낸드플래시 메모리로 만들어지고 있어 향후 휴대전화 시장은 사실상 낸드플래시의 독무대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가트너는 휴대전화에 사용되는 휴대용 저장매체 비중이 올해 34%에서 2010년 58%로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디지털카메라, MP3플레이어에 이어 휴대전화가 낸드플래시의 새로운 수요처로 급부상하고 있어 앞으로도 낸드플래시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영두 기자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