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TV 뉴스를 보거나 라디오를 들으면서 앵커나 DJ가 되는 상상을 한번쯤 했을 것이다. 내가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어 방송하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틀고 내가 하고 싶은 메시지들을 남기는 일이 지금은 상상이 아닌 현실이 됐다. 해외에서는 이미 '팟캐스팅(Podcasting)'이라는 명칭의 나 홀로 방송국이,국내에서는 '판도라 TV'라는 동영상 캐스팅을 이용한 개인 방송국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은 기존 제도권 방송들이 보여주던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고 재미있는 주제들로 네티즌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블로그나 미니홈피를 통해 개인이 직접 만든 '1인 미디어'의 영역은 이제 실시간 방송까지 가능한 멀티미디어로 진화하고 있다. 미국의 '팟캐스팅'은 세계 최대 MP3플레이어 업체인 애플의 '아이팟(ipod)'과 방송의 '브로드캐스팅(broadcasting)'을 결합한 용어다. 이는 PC와 마이크,인터넷을 이용해 자신만의 오디오 쇼를 만들어 배포하는 새로운 개인 미디어로 방송 시간에 맞춰 듣는 기존 라디오 방송과는 달리 인터넷에서 다운로드받아 원하는 시간에 들을 수 있다. 이미 팟캐스팅으로 들을 수 있는 소설까지 출간될 정도로 팟캐스팅의 열기는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9월 기준으로 약 1만5000개가 팟캐스팅에 등록됐고 청취자는 약 700만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팟캐스팅은 '참여 저널리즘'이란 측면에서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에는 아예 팟캐스팅 전문 자키까지 있고 라디오 방송국들도 서서히 팟캐스팅에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에서의 개인 멀티미디어 방송국은 미국과는 다른 형태를 보인다. 개인 일상이나 신변잡기적인 내용을 위주로 하는 미니홈피 등이 주류를 이뤘던 우리나라에서는 '판도라 TV'와 같은 개인 동영상 방송국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이는 오디오 위주의 개인 방송인 '팟캐스팅'보다 한 단계 앞선 형태의 개인 멀티미디어 서비스로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속 인터넷 환경도 이에 일조했다. 또한 동영상이 스트리밍으로 올려진 주소창이나 소스 등을 긁어다가 자신의 블로그에 게재하는 '비디오 블러깅'보다 진화한 형태이다. 무한대의 저장 공간을 제시하면서 작년 10월 문을 연 판도라 TV는 적극적인 네티즌들이 직접 동영상을 올리며 자신들의 솜씨를 뽐내고 있다. 디카나 휴대폰 카메라로 찍은 동영상은 어떤 파일 종류든 판도라에 자동으로 등록되고 주소만 알면 전 세계 어디서든 개인 방송국에 접속할 수 있다. 판도라TV 관계자는 "방송 중인 7만개 동영상 중 판도라 TV가 직접 제작한 동영상은 하나도 없다"며 "디지털 카메라나 휴대폰,웹캠 등을 이용해 직접 촬영한 동영상과 퍼 나르는 동영상 등 자신의 취향에 맞게 개인 방송국을 운영하는 네티즌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