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염과 소화성 궤양의 원인균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을 발견한 공로로 3일 올 노벨의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된 호주의 배리 J.마셜(54)과 J.로빈 워런(68)은 이날 호주 웨스트오스트레일리아주의 퍼스에서 함께 저녁시사를 하던 중 수상 소식을 알리는 전화를 받았다. 서로 다른 곳에 살고 있어 함께 식사를 하는 일이 드문 이들 두 사람은 소식을 듣고 샴페인과 맥주로 수상을 자축했다. 마셜은 이날 퍼스에서 AP통신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분명히 노벨상 수상은 의학 연구 분야에 있는 사람으로서는 최고의 영예"라며 "정말 믿을 수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위궤양과 스트레스가 상관관계가 있다는 생각이 너무 깊이 뿌리 박혀 사람들은 박테리아가 원인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설명하며 "다른 곳의 사람들은 다른 생각조차 하지 못해 오스트레일리아 서부의 퍼스 같은 곳에서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워런은 "매우 흥분되고 약간 압도된 기분"이라며 "충격을 받았으며 처음에 천화가 왔을 때 노벨위원회에서 걸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고 감회를 밝혔다. 그는 "우리 연구가 새롭고 흥미로운 발견이라고 여겼으나 노벨상 감이라고까지 생각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워런은 "우리는 다른 곳에 살고 있어 1년에 몇 차례만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의 업적에 대해 영국학술원장인 옥스퍼드의 메이 경은 "배리 마셜과 로빈워런의 연구는 지난 50년간의 의학계에서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변화 중 하나를 가져왔다"며 "먀셜은 1985년 일부러 스스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에 감염되게 만들어 급성 위염을 앓으며 직접 실험대상이 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을 처음 발견한 것은 워런이지만 연구실에서 이 균을 배양하는데 성공한 것은 1982년 부활절 연휴에 우연히 박테리아 표본을 연구실에 남겨두고 갔던 마셜이었다. 노벨총회의 스텐 그릴너는 당시 워런이 연휴가 끝나고 닷새 후 연구실에 돌아왔더니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이 배양돼 있었다고 일화를 소개하며 "많은 위대한 발견들은 우연과 준비된 지성이 결합돼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이들은 연구 초기에는 위염,위궤양 등이 스트레스와 식습관 때문에 야기된다는 기존 학계의 통설을 뒤집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마셜은 2002년 호주 A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아무도 우리를 믿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지난 8월에는 시드니 모닝 헤럴드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꽤 많은 추종자들이 있었다. 로빈 후드와 그의 부하들"이라고 자조섞인 유머를 구사하며 "이 연구를 게릴라전으로 생각해 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마셜은 "우리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우리를 저지하지는 못했다. 나는 (비난에) 아주 둔감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나비 넥타이를 좋아하고 과묵한 워런은 연구 결과 홍보는 마셜에게 주로 일임했다. 워런은 마셜에 대해 "나보다 나은 세일즈맨"이라며 "커다란 발견을 하고 알리지 않으면 아무도 알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의 연구결과는 둘이 운영하는 웹사이트(www.hpylori,com.au)에 자세히 설명돼 있다. 이 사이트 첫 페이지에서는 꿈틀거리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의 이미지를 볼 수 있다. (시드니.스톡홀름 AP.로이터=연합뉴스) quarri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