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전자상가나 구의동 테크노마트에 가보면 가격을 물어보는 구매자를 찾기 힘들다. 미리 가격을 다 알고 오기 때문이다. 가격을 알고 오는 정도가 아니다. 어떤 제품의 최저 가격은 얼마이고 어디 가면 싸게 살수 있는 지까지 훤하게 꿰뚫고 온다. 예를 들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삼성전자 '가로보기' 휴대전화 SCH-V500은 SK텔레콤 대리점에서 69만3천원에 팔린다.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검색한 결과,가장 싼 가격을 제시한 곳은 52만원. 그 다음 가격대는 57만원이었다. 처음엔 휴대폰이나 MP3플레이어 정도에 국한됐지만 요즘엔 TV 세탁기 냉장고 DVD플레이어 등 대부분 전자제품에서 가격 비교가 일반화됐다. 젊은층에겐 가격 비교 사이트가 구매를 위한 출발점이다. 그만큼 가격 비교 사이트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가격 비교 사이트는 어디가 가장 좋을까. 국내에선 다나와와 에누리닷컴이 가격 비교사이트에서 1,2위를 다투고 있다. 각각 장·단점이 있지만 상품군별로 구별해 자세한 정보를 보고 싶다면 다나와가 더 좋다. 조건별로 내 구미에 맞는 상품을 이것저것 찾아보는 것도 다나와가 더 잘 돼있다. 반면 한꺼번에 여러 상품을 보고 싶다면 에누리닷컴이 더 유리하다. 제품별로 성능과 특성을 드러내 가격을 직접 비교해 보기에도 에누리닷컴이 좋다. 지난 2000년 4월 오픈해 방문자수 기준으로 가격비교 사이트 1위를 달리고 있는 다나와는 통합페이지(www.danawa.co.kr)와 PC 가전 디카 마켓 서비스를 각각 분리해 서비스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분리된 상품 정보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나와가 짧은 기간 내에 1위에 올라선 데는 컴퓨터 및 주변기기에 대한 상세한 정보는 기본이고 마켓 서비스를 통한 다양한 상품의 자유로운 거래와 커뮤니티 서비스를 통한 소비자들간 의견교환까지 가능하게 했기 때문이다. 리얼사이즈 서비스를 통해 디지털카메라와 디지털캠코더 MP3 등은 실제 크기의 제품 사진을 보여주고,조건별 검색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단번에 찾을 수 있도록 했다. 국내 최초의 가격 비교사이트인 에누리닷컴(www.enuri.com)은 자체 개발한 지능형 상품 검색 엔진 누리봇으로 하루 3∼5회 정보를 취합해 빠르고 다양한 상품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9백여개의 쇼핑몰에서 제공되는 4백만개의 상품들로 구성된 에누리닷컴은 가전 통신기기 컴퓨터부터 유아완구 화장품 패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품을 구성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가 물건값을 지급하고도 물건을 건네받지 못하는 경우 사이트가 대신 대금을 물어주는 안심구매서비스도 제공한다. 에누리닷컴은 다른 사이트와 달리 불필요한 광고를 가급적 줄여 가격비교를 위한 특화된 초기화면과 체계화된 제품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 에누리닷컴의 커뮤니티 '지식통'에서는 회원들간에 상품정보나 사용후기 등 정보를 공유하고 질문을 주고 받을 수 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