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쉽게 배우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게임이 남녀와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인기를 끌고 있다. 그동안 국내 온라인게임은 몬스터(괴물)를 때려잡는 롤플레잉게임과 고스톱 포커류의 웹보드게임이 양대 축을 형성해왔다. 캐주얼게임은 지난 2000년 넥슨이 내놓은 '퀴즈퀴즈'와 CCR의 '포트리스2'가 한때 돌풍을 일으켰지만 이후 롤플레잉게임과 웹보드게임에 밀려나 이렇다할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레이싱 골프 등을 주제로 한 캐주얼게임이 쏟아져나오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올해 등장한 대표적인 캐주얼게임은 넥슨의 '카트라이더'. 지난 8월에 상용 서비스가 시작된 이 게임은 동시접속자수 15만명을 기록해 '리니지''리니지2'를 멀치감치 따돌렸다. 최근에는 8년간 정상을 지켜온 '스타크래프트'와 PC방 점유율 1위를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 카트라이더 인기비결은 쉽다는 것. 키보드의 방향키 4개만 움직여도 게임을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조작법이 단순하다. 게임에 소요되는 시간도 기껏해야 5분에 불과해 짬짬히 즐길 수 있다. 역시 넥슨이 만든 '크레이지아케이드''비엔비''메이플스토리'등도 초·중등학생을 중심으로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한빛소프트의 골프게임 '팡야'는 귀엽고 아기자기한 그래픽과 간단한 조작법으로 골프게임을 확산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만화같은 캐릭터가 친근감을 주고 골프를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팡야의 최대 장점이다. 게이머 연령층도 10대에서 50대까지 다양하다. NHN의 게임포털 한게임이 내놓은 '당신은 골프왕'은 아줌마 근육맨 등 엽기적이고 코믹한 캐릭터가 등장해 재미를 더해준다. 실제 골프장의 디자인을 채택한 점도 흥미를 돋우는 요소다. 3차원 액션게임 '겟앰프드'도 성공한 캐주얼게임으로 꼽힌다. 이 게임은 회원이 7백만명에 달하고 동시접속자수 5만명을 기록했다. 특히 초·중등학생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겟앰프드'는 2.5등신의 코믹한 캐릭터를 조작해 격투를 벌이는 게임.방향키와 4개의 키만으로 조작할 수 있다. 대다수 인기 캐주얼게임과 마찬가지로 개성있는 캐릭터가 친근감을 준다. 네오위즈의 게임포털 피망(www.pmang.com)에서 서비스되는 '스페셜포스'도 올해 돌풍을 일으킨 대표적인 캐주얼게임이다. 스페셜포스는 1인칭 슈팅게임으로 동시접속자수 4만명을 기록했으며 PC방 점유율에서도 리니지 뮤 RF온라인 등을 누르고 5위권에 드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게임업체들은 그동안 캐주얼게임은 MMORPG에 비해 돈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적극성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카트라이더와 팡야가 부분유료화에 성공하면서 내년에는 다양한 종류의 캐주얼게임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EA가 만든 축구 농구 등 스포츠 비디오게임도 내년 중 온라인게임으로 서비스될 예정이어서 캐주얼게임 열풍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