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뉴스도 저널리즘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숙련된 저널리스트들이 뉴스의 취사 선택 등 편집 기능을 하고있고 언론으로서의 가치와 책임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의 인터넷 뉴스 사이트인 미국 AOL(America Online) 뉴스의 게리 케벨편집국장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뉴스도 저널리즘으로 볼 수 있는가"라는 지적에 분명한 어조로 "그렇다"고 대답했다. 한국언론재단(이사장 박기정)의 초청으로 12일 내한한 케벨 편집국장은 14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 언론연수센터에서 '온라인 뉴스룸 운영방안:AOL 뉴스의 수입 창출 및 경영전략'이란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AOL 뉴스의 첫번째 경영 원칙은 최고의 뉴스 소스를 텍스트, 비디오, 오디오로 모아 이용자에게 제공한다는 것. AP와 로이터 등 세계적인 뉴스통신을 비롯해 뉴욕타임스, USA 투데이, 월스트리트저널, 타임, CNN, ABC, 피플, 버라이어티 등을 망라하고 있으며 이들에게 제공되는 비용이 예산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브랜드 가치가 높은 언론사의 뉴스를 제공하면서도 AOL 뉴스는 다른 포털 사이트에 비해 자동편집기능 의존도가 훨씬 낮다. "AOL 뉴스의 편집자들은 AP, 로이터, USA 투데이 닷컴, 워싱턴포스트 닷컴, CBS닷컴 등에서 경력을 쌓은 저널리스트들입니다. 이들이 주요 페이지와 관련 섹션 페이지의 기사 발행을 맡고 하단 페이지만 자동편집합니다. 특정 기사를 선정하고 강화함으로써 독자가 다시 방문하고 싶은 환경을 조성하자는 것이지요. 컴스코어 미디어 메트릭스의 조사에 따르면 AOL 뉴스 사이트의 재방문자 수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OL 뉴스가 중시하는 또하나의 원칙은 독자의 커뮤니티 참여를 높이는 것. 일방적으로 독자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낡은 신문사의 전통을 과감히 깨고 있다. "9·11 테러 등 큰 사건에 대한 반응을 보면 일단 TV 등을 통해 뉴스를 접한 뒤 곧바로 다른 매체로 옮겨갑니다. 핸드폰, 인스턴트 메시지, e-메일 등으로 의견을 나누며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본능적으로 다른 사람의 도움과 이해를 구하는 것이지요. 온라인 뉴스 사이트는 한 곳에서 하나의 매체로 이 모든 것을 제공해줄 수 있어 여러 매체로 뉴스를 대하고 다시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필요가 없습니다." AOL 뉴스의 비즈니스 모델은 모기업인 AOL 회원들의 이용료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콘텐츠 제공업체들의 협찬금, 광고, 프리미엄 콘텐츠 이용료로 구성된다. 강연이 끝난 뒤 패널로 참가한 구본권 한겨레신문 온라인뉴스부장이 "포털 뉴스사이트가 미디어일 수 있고 그곳에서 일하는 편집자들이 저널리스트일 수 있으나 포털 뉴스 사이트 자체는 논평 기능이 없고 자체 기자를 통한 확인 취재가 불가능해 저널리즘 기능을 하는 언론사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하자 케리 편집국장은 "새로운 시대에는 저널리즘의 개념도 달라져야 한다"면서 "편집자들이 저널리즘의 가치와 책임을 잘 알고 있고 편집 과정에서 이를 충분히 반영한다"고 대답했다. 종이신문의 활로에 대해서는 미국의 사례를 토대로 한 것임을 전제한 뒤 "지역주민의 생활과 밀착된 지역 뉴스를 늘리는 게 인터넷 포털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논쟁적인 사안이 있을 때 편집자들이 어떤 입장을 취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가장 방문자가 많은 사이트라는 책임도 있고 편파적인 보도 때문에 이용자들이 떠나는 것을 막기 위해 최대한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보도를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1999년부터 AOL뉴스 편집 책임을 맡고 있는 케벨 편집국장은 일리노이 주립대출신으로 쿠리어 편집장, 노던일리노이 대 저널리즘 강사, 포스트스타 편집국장, USA 투데이 편집부국장, 메릴랜드 대 저널리즘 겸임교수, 워싱턴포스트와 뉴스위크 인터넷판 개설팀 경영기획위원과 편집부국장 등을 지냈다. 케빌 편집국장은 6박 7일 동안 한국에 머물며 연합뉴스, 미디어다음, 한겨레플러스, 디지틀조선, 오마이뉴스, 동아닷컴, 조인스닷컴 등 주요 언론사를 방문한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hee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