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인들의 하루는 싸이로 시작해 싸이로 끝난다고 할 정도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싸이 열풍'에 휩싸여 있다.


1촌들을 순례,문안 인사를 나누고 사진첩과 방명록을 둘러보며 서로의 관심사를 챙기는 것이 일상이 됐다.


며느리의 미니 홈피에서 손주의 사진을 보고 해외에서 유학 중인 친구들과도 미니 홈피로 소식을 전하기도 한다.


최근 서비스 5주년을 맞은 싸이월드의 미니홈피 운영자는 9백만명을 넘어섰다.


'싸이질'(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사진이나 글을 올리는 것)이나 '싸이홀릭'(싸이월드 중독 증세를 보이는 사람)이란 신조어도 더이상 낯설지 않게 됐다.



◆커뮤니티의 대명사로 우뚝


싸이월드의 미니 홈피는 인터넷 커뮤니티 시장의 흐름을 바꿔놓았다.


다음 카페와 같은 그룹형 커뮤니티 시대를 접고 개인형 커뮤니티 시대를 활짝 열어놓은 것.인터넷 업체들이 앞다퉈 홈피 서비스에 뛰어들 정도로 미니홈피 신드롬을 낳기도 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 싸이월드사업본부장인 이동형 상무는 "미니 홈피가 크게 성공을 거두게 된 동력은 바로 이용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하나의 '미니 홈피'를 방문한 사람들은 각자가 남긴 답글을 클릭하는 방식으로 서로의 '미니 홈피'로 이동할 수 있도록 구조화돼 있다.


그래서 친구의 미니 홈피에 들렀다가 소식이 끊겼거나 소원해진 다른 친구들의 소식까지 접할 수 있다.


인맥관리 시스템을 통해 '1촌 맺기'로 연결돼 정보를 공유하고 친분을 쌓아갈 수 있는 것도 인기 비결의 하나로 꼽힌다.



◆사회·문화 코드로 확산


싸이월드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싸이를 활용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먼저 싸이는 기업의 마케팅 창구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회사명 혹은 브랜드명으로 개설된 미니 홈피는 90여개에 이른다.


이른바 '브랜드 미니홈피'로 불린다.


작년 11월 지방시 향수 프로모션을 계기로 브랜드 미니홈피가 처음 등장했고 삼성에버랜드 덕성여대 삼성케녹스 등이 자사 제품 홍보에 미니 홈피를 활용하고 있다.


이 업체들은 자사의 브랜드 홈피에 방문한 네티즌들에게 스킨(미니 홈피를 꾸밀 수 있는 배경화면) 등을 나눠주거나 1촌맺기 기능을 활용하기도 한다.


미니 홈피의 사진첩 게시판 갤러리 등의 코너에서 사진 공모전이나 사연 접수 등을 하는 프로모션도 열고 있다.


토니로마스와 스파게띠아는 외식사업 불황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미니홈피를 개설,41%에 이르는 높은 매출신장세를 기록하는 등 톡톡하게 싸이 효과를 봤다.


싸이는 정치인들의 표심잡기 창구로도 활용되고 있다.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롯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김혁규 열린우리당 의원 등을 필두로 많은 정치인들이 미니 홈피를 개설했다.


2002년 대선과 17대 총선을 치르면서 인터넷의 위력을 체험한 국회의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넷심(net心)' 잡기에 전력하고 있는 것.


이동형 상무는 "싸이 동무들과의 친밀도를 쌓도록 하는 데 주력해왔으나 앞으로는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도구도 함께 제공하는 등 이용자들의 편의를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