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가 방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피곤해지면 침대에 누워 쉰다.


의자에 앉아 신문을 읽는다.


애완견을 끌고 정원이나 거리를 산책하기도 한다….'유명 시뮬레이션게임 '심즈'에서만 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니다.



바로 3차원(3D) 인터넷 커뮤니티에 나오는 모습들이다.


주로 인맥쌓기를 목적으로 평면적인 정보를 주고받던 기존 2차원(2D) 기반의 커뮤니티를 뛰어넘어 사이버공간에서 아바타를 매개로 삶을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는 3D 커뮤니티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현실 세계와의 단절을 통해 색다른 사이버상의 삶을 창출해간다는 점에서 네티즌들의 가치관과 생활습관까지 뒤바꿔놓는 것은 물론 차세대 인터넷 풍속도로 자리잡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트라이디커뮤니케이션의 '퍼피레드'(www.puppyred.com)와 한강커뮤니케이션의 'QID'(www.QID.co.kr),거원시스템의 '아이댄티(www.iDANTY.com)'등이 대표적인 3D 커뮤니티다.


◆아라족이 뜬다


3D 아바타를 통해 사이버 공간에서 '나'와 '내 방'을 꾸미고 감정표현을 한다는 개념의 아라족(아바타 라이프족)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아라족들은 온라인상의 자기 방에서 자신과 공간을 꾸미고 다른 친구들과 이모티콘으로 대화한다.


요리를 만들어 친구를 자기 방으로 초청하기도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애완동물이나 애완식물을 키우는 등 감성적인 재미도 갖췄다.


기존 2D 커뮤니티의 아바타는 온라인상의 자기분신에 그쳤지만 3D 커뮤니티에서는 아바타가 가상의 삶 속에서 살아가는 역동적인 존재이다.


평소 꿈꾸던 인터넷 방송국을 운영하거나 고깃집을 경영할 수도 있다.


자장면과 초밥 등 다양한 요리도 맘껏 해먹을 수 있다.


TV나 오디오를 설치해놓고 친구들을 초대,화끈한 댄스파티를 즐길 수도 있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도 이곳에서는 더이상 불가능이 아니다.


어린아이가 될 수도 있고 과감한 패션을 시도해 볼 수도 있다.


아바타로서의 내 삶을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촬영,색다른 나를 표현할 수 있다.


◆홈피도 감성시대


싸이월드의 미니홈피 열풍이 가실 줄 모른다.


사진을 올려 자신의 일상을 타인에게 공개하는 홈피는 네티즌들에게 필수적인 온라인 라이프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사진은 물론 게시판 다이어리 방명록 등은 평면적인 2차원에 머물고 있다.


3D 커뮤니티에서 제공하는 홈피는 기존 홈피 서비스에 덧붙여 차별화된 서비스가 제공된다.


3D 채팅 기능이 대표적이다.


기존 텍스트 위주의 채팅과 달리 비주얼을 강조,자신의 감정 상태를 그대로 표현할 수 있다.


기분이 좋으면 깔깔 웃기도 하고 슬프면 펑펑 울 수도 있다.


서로 마주보고 춤을 추기도 하고 끌어안거나 입을 맞출 수도 있다.


멀리 떨어져 있는 연인들이 온라인상에서 만나 아기자기한 소꿉놀이를 즐길 수도 있다.


트라이디커뮤니케이션의 이용수 사장은 "아라족들은 3D 커뮤니티 내에서 직장도 구하고 가정도 꾸릴 수 있는 등 현실 세계와 다름없는 사이버 라이프를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