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침해 시비로 끊임없이 소송에 시달려온 무료 음악 사이트 벅스가 유료화를 전격 선언했다.

벅스는 13일 유료화 시스템 구축이 마무리되는 오는 10월께 무료로 제공해온 스트리밍(실시간 전송) 방식의 음악 청취 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료화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다른 음악 사이트들과 마찬가지로 매월 일정 요금을 받는 정액제와 곡당 일정액을 과금하는 종량제를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벅스는 1천6백만명의 회원을 확보한 국내 최대 인터넷 음악 사이트다.

박성훈 벅스 사장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는 일종의 인터넷 방송이기 때문에 유료화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으나 음악업계와의 갈등 등을 해결하기 위해 유료화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음반사들과 음원제작자협회가 유료화를 전제로 법원이 제시한 손해배상 조정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음반업계는 음원 불법 사용에 대한 대가로 벅스측에 1백억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으나 법원은 최근 합의 금액으로 광고 매출액의 20%인 22억원을 제시했다.

그 동안 음악업계의 유료화 요구를 받아들인 대다수 음악 사이트들과 달리 무료를 고집해온 벅스가 유료화를 결정함에 따라 합의를 통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됐다.

박 사장은 "음악업계의 요구를 받아들인 만큼 불법 음악 서비스로 인해 빚어진 소송 등의 문제가 빠르게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음반산업협회 음원제작자협회 등 음악단체들은 벅스의 유료화 발표를 일단 환영했다.

음원제작자협회 관계자는 "벅스가 입장을 바꾼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유료화 전환에도 불구하고 과거 불법 서비스로 빚어진 피해에 대한 보상은 철저하게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벅스는 유료화 선언을 계기로 음악업계와의 해묵은 갈등이 해소됨은 물론 대규모 투자 유치도 성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연이은 소송 여파로 지난해 매출이 1백25억원에 그쳤고 올해 들어서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박 사장은 "유료화 결정이 투자유치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면서도 "투자유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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