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서 테러리스트들에게 납치된 김선일씨의 살해 장면을 담았다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돼 정보통신부 등 당국이 사이트 접속 차단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의 한 엽기.잔혹영상 사이트는 3.55MB(메가바이트) 분량의 약 4분짜리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 동영상은 통상 쓰이는 인터넷 동영상의 4분의 1 화질수준인 초당82kB(킬로바이트)로 인코딩돼 있어 얼굴 윤곽을 제대로 알아볼 수는 없으나 피해자의 목소리와 영어 말투는 김씨의 납치당시 동영상을 보도했던 아랍위성방송 알-자지라가 공개한 것과 비슷하다. 이 동영상은 1분24초까지 눈가리개를 하고 꿇어앉혀진 희생자가 영어로 울부짖으며 한국정부, 군, 미국 조지 부시 대통령 등에게 구명을 호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희생자는 이 동영상에서 "나는 살고 싶다. 나는 한국에 가고 싶다(I want to live, I want to go to Korea)"라고 절규하며 "제발 한국인, 한국 병사들을 보내지 말아 달라(Please, don't send Koreans, Korean soldiers)라고 울부짖었다. 그는 이어 "이것은 당신들의 실수다, 이것은 당신들의 실수다(Please! This isyour mistake, this is your mistake)"라며 "모든 한국 병사들은 여기서 나가야 한다(All Korean soldiers must out of here[sic])"고 소리질렀다. 이후 동영상이 편집된 흔적인 듯한 단절이 있으며 희생자를 둘러싸고 있던 4명의 복면 괴한 중 하나가 아랍어로 살해 이유를 1분 18초간 낭독한 뒤 다른 괴한이김씨를 살해하는 장면이 수록돼 있다. 이후 괴한들이 `신(알라)은 위대하다(알라 아크바르)'라고 20초간 외치는 장면도 수록돼 있다. 한편 이 사이트는 기사 제목(Kim Sun Il gets ILL in this latest terrorist video)에서 김선일씨의 이름 끝자인 `일'과 아프다는 뜻의 영단어 `ILL'를 이용한 언어유희(pun)를 부리는 등 희화화하는 인상을 줘 네티즌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이 동영상은 현재 각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과 메신저 등을 통해 국내 네티즌들에게도 급속히 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박진형.임화섭기자 jhpark@yna.co.kr solat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