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멀티미디어 방송을 둘러싼 통신업체들의 경쟁이 뜨겁다. SK텔레콤이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준비를 끝낸 가운데 KTF와 LG텔레콤이 지상파DMB로 맞설 태세를 보이고 있고, 삼성전자 LG전자는 지상파DMB폰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KT는 무궁화위성 이용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상파DMB를 시청할 수 있는 휴대폰을 개발,늦어도 내년 상반기에 내놓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지상파DMB를 휴대폰으로 구현할 수 있는 상용 칩 개발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도 적극적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상파DMB용 칩과 단말기를 개발하고 있다"며 "빠르면 올 하반기중 지상파DMB폰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상파DMB도 위성DMB와 마찬가지로 차량에 장착되는 단말기뿐만 아니라 휴대폰으로도 방송 수신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위성DMB폰과 지상파DMB폰이 비슷한 시기에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하고 서비스도 거의 동시에 시작돼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고 얘기한다. KTF와 LG텔레콤은 하나 뿐인 위성DMB 사업권을 SK텔레콤이 따냄에 따라 지상파DMB에 주력함으로써 견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LG텔레콤 관계자는 "위성DMB보다 지상파DMB의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며 "투자비가 적게 들고 무료 서비스여서 단기간에 많은 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TF 관계자는 "SK텔레콤의 위성DMB폰 판매에 맞서 지상파DMB폰을 적극 보급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지상파DMB에는 KBS,MBC,SBS,YTN 등 공중파 케이블TV 업체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업자별로 비디오 채널 1개,오디오 채널 3개,데이터 채널 1개로 채널이 한정돼 있어 비디오 채널 12∼13개,오디오 채널 26개,데이터 채널 1∼3개인 위성DMB에 비해 사업성은 떨어진다. 그러나 사업자가 1개 뿐인 위성DMB와 달리 사업자가 6개나 되는 데다 무료 방송이어서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관련업계는 보고 있다. 위성DMB는 가입자로부터 월 1만2천∼1만5천원을 받고 유료로 운영될 예정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작년 말 5대 광역시 거주자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선호도에서는 지상파DMB가 위성DMB보다 높게 나타났다. ETRI 관계자는 "지상파DMB는 무료이기 때문에 전 연령층에서 수용의사를 보였으나 위성DMB는 30대 이하만 관심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한편 위성DMB사업을 포기한 KT는 다른 방식으로 위성을 이용한 모바일방송 서비스 시장에 진출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KT 관계자는 "최근 모바일방송과 관련한 다양한 기술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며 "무궁화위성을 이용한 방송 서비스에 적합한 기술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완·고성연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