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 TV드라마는 각박하게 돌아가는 일상에서 벗어나 대리만족이나 스트레스를 풀어낼 수 있는 놀거리일 뿐 아니라 추억이 되기도 한다. 특히 감성이 풍부한 10대나 20대 시절에 봤던 영화는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는다. '영웅본색' '첩혈쌍웅' '지존무상' 등 1980∼90년대를 풍미했던 홍콩 느와르 영화는 물론 '당산대형' '용쟁호투' '정무문' 등 1960∼70년대 극장가를 달궜던 이소룡 영화는 많은 이들의 기억에 아련하게 남아 있다. '브이' '에어울프' '맥가이버' 등 TV 외화 시리즈도 마찬가지. 비디오가 흔치 않던 시절이라 좋아하는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을 들락거리거나 TV 방영시간에 맞추느라 자율학습도 빼먹고 집에 달려갔던 경험을 누구나 한번쯤은 갖고 있게 마련이다. 당시 추억으로 되돌아가 다른 이들과 추억의 영화나 TV드라마에 대해 밤이 새도록 실컷 얘기하고 싶다면 피디박스(www.pdbox.co.kr)에 들러 '고피디' 서비스를 클릭해 보자. 고피디는 영화 한 편을 테마(주제)로 정해 그 영화를 본 사람들과 폭넓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이다. 예컨대 영화 '반지의 제왕'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먼저 나서서 감독 배우 등 영화의 기본 정보를 등록하면 된다. 그러면 영화 '반지의 제왕'의 테마방이 만들어지고 처음 만든 사람이 운영자가 된다. 테마방은 일반 카페처럼 회원 가입절차 없이 누구나 손쉽게 답글을 올리듯이 영화에 대한 자신의 감상과 추가 정보를 보탤 수 있다. 영화뿐 아니라 애니메이션 TV드라마 등도 마찬가지다. 운영자와 방문자들의 감상글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이를 읽는 것만으로도 마치 영화를 다시 보는 것 같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최근 서비스를 시작한 고피디는 개설 1주일 전에 1만개 이상의 테마 등록을 예약받아 심사를 거친 3천2백여개 테마가 운영되고 있을 정도로 인기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