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가쁜 일상에서 벗어나 차분한 장기 구상을 위한 기회', '평소와 다름없이 바쁜 업무의 연장' 설 연휴를 맞이하는 인터넷업계 CEO(최고경영자)들의 엇갈리는 모습이다. 이해진 공동대표가 올해부터 전략임원으로 한발 물러남에 따라 혼자 회사를 이끌게 된 NHN의 김범수 대표는 지난 12일부터 휴가를 내고 회사에 나오지 않은 채 회사의 진로 등에 대한 구상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휴가에 앞서 직원들에게도 '앞으로 회사의 장래 등에 대해서 각자 고민을 해보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오는 20일께 한 차례 출근해 회사 업무를 챙긴 뒤 연휴기간 경기도 분당 자택 등지에서 생각을 가다듬을 것으로 보여 설 이후 김 대표가 내놓을 '설날 구상'의 내용에 사내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NHN 관계자는 "김 대표가 혼자 회사를 떠맡게 되면서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설 이후를 회사가 새롭게 시작하는 시점으로 보고 신사업 구상 등에 여념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의 이재웅 사장도 설 연휴기간 별다른 일정이 없이 자택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사업 구상 등에 마음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해 설이 '대목'인 전자상거래 업계 등은 설에도 고객들의 상품관련 문의 등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바쁜 시간을 보내게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금룡 이니시스 사장은 연휴 기간에도 회사에 거의 매일 들러 상품 배송상황 등 회사 업무를 살펴볼 예정이다. 게임포털 넷마블(netmarble.net)을 거느린 플레너스의 1대주주인 방준혁 신규사업부문 사장도 평소보다 휴일 접속자수가 5∼10% 이상 늘어나는 게임포털의 특성상 연휴 기간 간혹 회사에 들러 업무를 챙길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이 설 기간 순환근무로 24시간 근무체제를 유지함에 따라 방 사장은 회사에 남아 있는 직원들을 격려하고 접속자 증가로 인한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고객서비스에 대한 주의를 당부할 계획이다. 엔씨소프트 김택진 사장은 16일부터 3일간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게임쇼 '차이나 조이(China Joy)' 참가를 위해 중국에 갔다가 게임쇼가 끝나면 곧바로 미국 지사인 엔씨 오스틴(NC Austin)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중국에서는 온라인게임 '리니지2'를 중국 게이머들에게 처음으로 선보이고 미국에서는 세계적 게임 개발자인 리처드 개리엇(Richard Garriott)이 지휘하고 있는 차세대 온라인 게임의 개발현황을 살펴본 뒤 설 연휴 이후에나 귀국하기로 해 가족과 함께 하는 설맞이는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j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