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컴퓨터 해킹이나 바이러스 등 사이버 보안 사고의 발생 빈도가 3년전에 비해 6배 가량이나 늘어났습니다.특히 금액으로 따지면 전세계 기업이 입은 비용 손실이 지난해 4백50억달러에서 올해 1천3백억달러로 껑충 뛸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국 백악관에서 지난 3년간 사이버 보안 담당 수석 자문위원을 지낸 리처드 클라크 굿하버 컨설팅 사장은 "사이버 보안문제는 날이 갈수록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며 "민간 기업이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보안 전략을 수립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정부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규제가 아닌 정책적인 지원에 머물러야 한다"며 "보안 전문 기관과 기업체가 협력해 각 산업별로 최적화된 보안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는 구조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현재 세계적인 보안업체 시만텍의 고문이자 미국 ABC방송의 보안 담당 컨설턴트로 활약중인 클라크 사장은 최근 방한을 통해 국가정보원과 정보통신부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 등 정부의 보안 관계자들과 만나 한국의 보안현황을 둘러봤다. 클라크 사장은 "한국 보안업계는 국제가 아닌 국가 표준을 채택하고 있는 점이 아쉽다"며 "사이버 보안은 더이상 국경이 없는 각국 공통의 당면 과제이기 때문에 제품이나 시스템의 국가별 호환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을 포함한 세계적인 보안 트렌드가 방화벽이나 안티바이러스,침입탐지시스템(IDS) 등 다양한 보안 솔루션을 한데 묶는 '통합화'로 가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은 소비자들의 수요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에따라 한국 보안 업체들도 국제적인 표준에 부합하는 경쟁력 있는 통합 솔루션을 선보여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클라크 사장은 또 "아무리 튼튼한 보안 시스템이 구축된다고 하더라도 개개인이 보안 의식을 가지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따라서 일터나 공공시설 뿐만이 아니라 가정에서도 네티즌들은 외부 해킹의 위협을 방지하는 방화벽을 각자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