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로 컴퓨터 바이러스 출현 20주년을 맞았지만 무려 6만여개에 달하는 바이러스들은 지금도 각종 컴퓨터들에 크고 작은 위협이 되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고 BBC 인터넷판이 10일 보도했다. 컴퓨터 바이러스가 출현할 것이란 예고는 일찍부터 있었지만 실제 컴퓨터 바이러스를 만들어낸 것은 1983년 서던 캘리포니아대 학생 프레드 코언이 처음이었다. 코언은 컴퓨터 보안 연구용으로 실험용 컴퓨터 바이러스를 만들어 백스(Vax)라는 미니 컴퓨터 내의 한 프로그램에 유입시켰고, 바이러스는 5분에서 1시간 내에 전컴퓨터 시스템을 휘저을 수 있음이 입증됐다. 1983년 11월10일 코언이 이같은 연구결과를 컴퓨터 보안 관련 세미나에서 발표하자 학계는 충격에 휩싸여 추가 실험 금지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코언은 실험을 거듭해 유사 바이러스가 다른 컴퓨터 시스템에서도 작동할 수 있음을 입증했고, "바이러스들은 컴퓨터들 뿐 아니라 컴퓨터 네트워크들을 통해서도 유포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현존 시스템에 대한 광범위하고도 시급한 위협을 내포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아니나 다를까 1986년 파키스탄에서 `브레인'이라는 컴퓨터 바이러스가 처음으로 대량 유포되기 시작하더니 `르하이', `예루살렘', `캐스케이드', `마이애미' 등의 바이러스가 잇따라 출현했다. 이들 바이러스는 모두 PC사용자들을 겨냥한 것으로 주로 플로피 디스크를 통해유포됐다. 바이러스를 추적해 차단하려는 노력이 강화되자 바이러스 유포자들은 추적을 피해 일정 기간 잠복해 있다가 활동하는 바이러스를 만들어냈다. 1992년 3월6일 `미켈란젤로' 바이러스가 공격을 가할 것이란 소동이 있었지만다행이 현실화되지는 않았다. 윈도 운영체계가 등장하자 바이러스 유포자들의 공격 목표가 일제히 윈도에 맞춰졌으며 특히 마이크로소프트 워드 프로그램을 겨냥한 이른바 `매크로' 바이러스가폭발적으로 번졌다. 윈도가 판을 거듭할수록 바이러스 유포자들 역시 새 기술에 맞춘 신종 바이러스들을 개발해냈다. 1999년 3월 출현한 `멜리사' 바이러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소록을 빼내 e-메일을 통해 바이러스를 유포시키는 새로운 추세까지 만들어냈다. 멜리사 바이러스의성공은 갈수록 사용자가 늘어나는 e-메일 프로그램과 PC접속망의 약점을 악용한 것이었다. 2000년 이후엔 해마다 컴퓨터 망을 교란시키는 악성 바이러스의 출현이 잇따라2000년 `러브 버그'를 시작으로 `님다'와 `코드 레드' 등이 기승을 부렸다. 보다 최근에는 `소비그', `팔리', `슬래머', `MS블래스트' 등의 바이러스가 줄을 이었고 이들은 초창기 바이러스 유포자들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해악을 끼쳤다. (서울=연합뉴스)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