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자동입출금기기(ATM)의 핵심 부품인 '지폐 환류식 모듈(BRM)'의 국산화 사업을 둘러싸고 노틸러스효성과 청호컴넷 LG엔시스 등 경쟁업체들의 분쟁으로 ATM 국산화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ATM업체들은 오는 12월 국책사업인 ATM 핵심기술 국산화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업계 단일 컨소시엄 구성을 추진해왔으나 업체간 이해관계가 얽혀 무산됐다. 노틸러스효성은 이에 따라 그동안 ATM국산화 기술개발에 주력해온 점을 내세워 경쟁기업을 배제한 채 한국조폐공사 전자부품연구원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산업기술평가원에 국산화 사업자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에 대해 청호컴넷과 LG엔시스는 공공기관인 조폐공사와 전자부품연구원이 특정업체를 주관사업자로 한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것은 공정성을 잃은 것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 업체는 노틸러스효성 컨소시엄을 해체하고 제3자가 주관사업자를 맡아 국내 ATM업체가 모두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호컴넷 관계자는 "노틸러스효성이 주관사업자로 나선 것은 정부예산을 투입하는 국산화사업의 결실을 독식하겠다는 의도"라며 "노틸러스효성이 사업자로 선정된다면 이 회사가 국산화한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도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틸러스효성 측은 업계 1위기업으로서 기술개발을 해온 터여서 주관사업자를 맡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업계 단일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있도록 청호컴넷과 LG엔시스에 문호를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일무역 역조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국책사업으로 선정된 이 사업이 절반의 성과를 거두는데 그칠 위기를 맞았다"며 "개발비를 지원하는 산업자원부가 업계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내 ATM시장은 연간 2천억원 규모이며 노틸러스효성이 50%,청호컴넷이 30%가량의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지폐환류식모듈은 현금액수를 정확히 계산하는 ATM기의 핵심 부품으로 개발비는 산자부가 50억원,나머지 50억원은 수요처인 ATM 생산업체가 나눠서 부담하게 된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