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서버들을 연결해 대형 컴퓨터처럼 활용할 수 있는 그리드 컴퓨팅은 대형 서버 경쟁을 종식시킬 차세대 컴퓨팅 패러다임이 될 것입니다." 세계 최대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오라클의 찰스 필립스 수석부사장은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IT컨퍼런스 '오라클월드 2003'에서 주력 기술로 밀고 있는 '그리드 컴퓨팅'의 장래를 이같이 확신했다. 오라클은 '그리드의 힘'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 그리드 개념을 적용한 데이터베이스 관리(DBMS) 솔루션인 '오라클10g'를 새로 선보였다. 필립스 부사장은 "그리드 컴퓨팅은 집이나 공장에 전력을 공급하는 전기배선(power grid)에서 따온 것"이라며 "대규모 서버나 스토리지를 효과적으로 취합한다는 의미에서 그리드 컴퓨팅이라는 용어가 등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내 수많은 중·소형 서버를 연결, 마치 하나의 서버처럼 활용해 비용절감 효과를 낼 뿐만 아니라 분산 컴퓨팅으로 안정성까지 확보하는 게 그리드 컴퓨팅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필립스 부사장은 "IBM과 MS 등 유수 IT업체들은 수십년간 대형 시스템과 이를 위한 대형 솔루션 개발에만 집착해왔다"며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단일 시스템으로 인한 위험성과 구축 비용을 가중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리드 컴퓨팅은 고비용이 문제시되는 IT 환경에서 저비용·고효율을 가능케 하는 확실한 대안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이를 적용한 차세대 DBMS 제품이 바로 '오라클10g'라고 소개했다. 이는 오라클의 대표적인 DBMS 제품인 '9i'의 차기 버전으로 10g의 'g'는 그리드 컴퓨팅을 뜻한다. 그는 "10g는 사용자의 ID 관리를 대폭 강화해 다수의 서버 연결에 따른 보안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앙집중식 보안시스템을 채택해 사용자 권한을 관리하며 각종 통제시스템도 엄격하게 설계돼 완벽한 보안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오라클10g 제품군은 오는 11월께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에서 동시에 판매가 개시될 예정이다. 샌프란시스코=우종근 기자 rgbac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