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 가운데 하나입니다.IP텔레포니 분야에서도 탄탄한 IT인프라를 바탕으로 고속 성장가도를 달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세계적인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어바이어의 전략·기술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카린 마시마 수석 부사장. 최근 한국CIO포럼에 연사로 한국을 방문한 그는 "한국은 초고속 인터넷,모바일 통신환경 등 IT(정보·기술) 인프라가 잘 갖춰졌다"며 "차세대 통신환경을 선도할 IP텔레포니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있어서도 앞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IP텔레포니는 단일 네트워크망으로 음성과 데이터 전송을 통합하는 기술로 차세대 통신환경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비용을 절감하면서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저비용·고효율'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마시마 부사장은 "IP텔레포니를 비롯한 IP 컨버전스(통합) 기술은 복잡하고 까다롭긴 하지만 이미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9∼10년 동안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진행돼 왔다"며 "전세계적으로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시장이 점차 열리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서도 최근 IP텔레포니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어바이어는 한국 시장의 확대를 위해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어바이어는 최근 국내 시장에서 교보생명 IP콘택센터 프로젝트,서울 오토갤러리 IP텔레포니 프로젝트 등을 수주했다. 마시마 부사장은 "지금까지 한국에서는 고가의 단말기 가격이 걸림돌로 작용해 IP텔레포니 기술이 일반 기업체보다 대고객 서비스를 담당하는 콘택센터(콜센터) 위주로 도입돼온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IP기술을 단지 휴대폰만이 아니라 PC에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설치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히고 "또 국내 통신단말기업체들과 제휴하는 것도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어바이어는 올 하반기엔 신뢰성이 높고 사용자의 편의를 중시한 제품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마시마 부사장은 "하반기엔 차세대 IP텔레포니 표준으로 부각되고 있는 SIP(Session Initiation Protocol)를 지원하는 제품을 선보이는 한편 콘택센터의 효율적인 운영과 분석을 위한 새로운 솔루션 개발에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