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국내 PC산업의 구원투수로 기대를 모았던 '리니지Ⅱ PC'의 판매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리니지Ⅱ PC붐을 계기로 PC교체 수요 바람이 일 것으로 기대했던 PC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삼성전자는 엔씨소프트와 공동으로 PC방과 일반가정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리니지Ⅱ PC 예약판매대수가 4천5백대로 잠정 집계됐다고 11일 밝혔다. 삼성전자와 엔씨소프트는 3차원 온라인게임 '리니지Ⅱ'에 적합한 고사양 PC를 시중가보다 20% 이상 저렴한 86만9천원에 공급키로 하고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7일까지 예약접수했다. 당초 삼성전자는 대리점 등의 반발을 감안,리니지Ⅱ PC 예약판매대수를 2만대로 한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예약판매대수가 실망스런 수준에 그치자 내달부터 대대적인 마케팅을 준비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 PC시장점유율이 갈수록 떨어지자 삼보컴퓨터 LGIBM 등 경쟁업체들에 비해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워 이례적으로 저가제품을 내놓았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리니지Ⅱ PC 덕분에 저가의 조립PC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PC교체수요를 자극하려던 목적은 달성했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지금까지 3만대 가량의 고성능 조립PC가 PC방에 공급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리니지Ⅱ PC가 나오면서 그래픽카드 등 PC부품업체들간 덤핑경쟁까지 빚어지는 등 적잖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며 "조립PC 판매증가세도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