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게임업계를 깜짝 놀라게 할 게임을 꼭 개발하겠습니다."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등 빅히트 게임을 만든 세계적 게임개발사 블리자드를 떠나 이달초 제이씨엔터테인먼트에 둥지를 튼 이장욱 이사(36)의 포부다. 그는 "천편일률적인 판타지류의 온라인게임과는 색다른 새로운 장르의 게임을 구상중"이라며 "게임의 종주국인 미국에서 대접받을 수 있는 작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제이씨엔터테인먼트는 이 이사의 영입을 계기로 내달 중순께 차기작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이사는 "온라인 액션게임으로 구상하고 있는 차기작은 80여억원의 대규모 개발비를 투입할 예정"이라며 "2년 가량의 개발기간을 거쳐 국내는 물론 일본 중국 등 해외에서 동시에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리자드에서 유일한 한국인 개발자였던 이 이사는 수석 아티스트로 활약하며 롤플레잉게임인 디아블로2 확장팩 및 패치를 개발했다. 이같은 이력 덕분에 엔씨소프트 한빛소프트 등 국내 유명게임업체들이 그를 영입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렇다 할 빅히트작을 내지 못한 제이씨엔터테인먼트에 이 이사가 합류한 것은 김양신 사장의 삼고초려 덕분이었다. 김 사장은 6∼7차례에 걸쳐 미국을 방문하는 공을 들인 끝에 결실을 거뒀다. 이 이사가 영주권까지 제시하며 붙잡았던 블리자드를 뿌리치고 귀국한 것은 세계 시장을 호령할 국산 게임을 직접 만들고픈 소망에서였다. 그는 "한국은 서버나 온라인 기술면에서 세계적 수준에 올라섰지만 아이디어 부재 등으로 선진게임시장에서 인정받는 게임을 아직 만들지 못했다"며 "선진 개발기술을 접목시켜 반드시 꿈을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차기작을 함께 만들어갈 유능한 게임개발자 물색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 이사는 경기고 추계예술대를 나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워싱턴대 서양화과를 거쳐 아카데미 오브 아트칼리지에서 일러스트와 3차원 그래픽을 전공했다. 96년부터 디즈니 컨셉트 디자이너로 일했고 SNK 3DO 등 유명 게임업체에서 경력을 쌓았다. 그의 이력은 다채롭다. 추계예술대 재학 당시 A10이라는 록그룹에서 보컬과 키보드 주자로 활동했고 고교시절에는 인기그룹 클론의 멤버인 강원래 구준엽씨에게 춤을 가르치기도 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