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우리나라에 정식 출시된 MS(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기 X박스의 판매 실적이 부진하자 국내 게임 배급업체들이 MS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며 집단행동에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YBM시사닷컴, 코에이 코리아, 코코캡콤, 한빛소프트[47080] 등 X박스용 게임 타이틀을 배급하는 업체들과 게임용 녹음 전문 스튜디오인 무사이는 지난주부터 "살리자! X박스"라는 이름의 공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전국 게임 매장, 잡지, 웹진 등에 포스터, 광고, 배너광고 등을 붙이고MSN 메신저 말머리 달기 운동, 공동구매, 사은품 증정 등 각종 이벤트를 벌이는 한편 X박스 국내 총판인 세중게임박스를 돕기 위한 마케팅 지원팀까지 구성할 예정이다. 이 캠페인을 주도하고 있는 YBM시사닷컴의 한 관계자는 "이번 캠페인은 MS의 상황은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하는 것이며 사실 MS의 협조에는 큰 기대를 하지않는다"며 "세중게임박스측은 MS와의 관계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반응을 보이고 있지않으나 내심 좋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게임업체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X박스의 국내 보급 상황이 매우 저조한 상황에서MS와 세중게임박스에 X박스 사업을 좀 더 적극적으로 진행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소니의 PS2(플레이스테이션2)가 국내에 50만~60만대 보급된 것으로 추산되는 데비해 후발주자인 X박스의 판매 실적은 2만5천(YBM시사닷컴 추산)~3만5천대(세중게임박스 추산)에 지나지 않는다. 이같은 상황이 계속될 경우 X박스 사업은 `하드웨어 보급 저조→소프트웨어 판매 부진→소프트웨어 적기 보급 및 한글화 위축→소비자 외면'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이에 따라 배급업체들도 손해를 보게 되므로 어떻게든 이 악순환을 깨야 한다고 이 캠페인 참여 업체들은 말했다. 게임업체들이 `X박스 살리기'에 나서자 국내 X박스 사업을 주도하는 한국MS와세중게임박스는 머쓱해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이 캠페인이 MS와 세중게임박스의X박스 사업에 대한 국내 사용자들의 불만을 부추기지 않을까 부담스럽게 생각하는눈치다. MS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KT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사용자들에게 싼 값으로 X박스를 공급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해 왔으나 가시적인 조치는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 한국 MS 관계자는 "할 말은 없다"며 "그러나 콘솔 게임(가정용 비디오 게임기)시장에서 후발업체로서 겪는 어려움은 이미 예상돼 왔던 것이며 어려움을 서서히 극복해 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YBM시사닷컴이 X박스용 한글화 타이틀 2가지를 올 여름출시할 예정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공동구매 등을 통해 자사 배급 타이틀을 좀 더팔아 보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행동"으로 깎아내리는 시각도 있다고 한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콘솔 게임 시장 규모는 2001년에는 160억원에지나지 않았으나 지난해 PS2와 X박스가 국내에 출시되면서 1천500억원으로 늘었으며올해는 2천500억원, 내년에는 3천500억원 등으로 급성장을 계속할 것으로 예측된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기자 solat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