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대만에 비해 정보기술(IT) 간판기업 수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가 선정한 '세계 1백대 IT 기업'에 한국업체는 4개 뿐이었지만 대만회사는 11개나 포함됐다. 이처럼 IT분야 간판기업이 대만보다 적은 것은 중소·중견업체들이 취약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IT에서도 대기업 위주로 성장이 이뤄진데다 생산분야보다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이동통신 등 서비스분야가 먼저 발전해 그만큼 IT산업의 저변이 좁다는 것이다. ◆1백대 기업 비교=비즈니스위크는 매출액뿐 아니라 이익률,성장잠재력까지 감안해 1백대 기업을 선정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에서는 삼성전자(3위) SK텔레콤(44위) LG전자(67위) KTF(71위)가 1백대 기업에 포함됐다. 반면 대만은 홍하이프리시전(8위) 콤팰일렉트로닉스(16위) 콴타컴퓨터(34위) 등 총 11개 업체가 선정됐다. 50위 안에 드는 업체만도 5개다. 대만의 11개 기업 중 10개는 컴퓨터 주변기기 업체로 10여년간 컴퓨터분야 강국의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부품·소재 산업 취약=우리나라는 초고속인터넷이나 이동통신을 기반으로 IT강국이 됐지만 아직까지 서비스 중심으로 산업발전이 이뤄져 IT 수요국에 머무르고 있다. 원천기술이나 제품개발분야에서 경쟁력이 떨어져 IT 생산국으로서의 입지는 다지지 못했다. 한국을 IT강국으로 발돋움시키는 데 크게 기여한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도 세계시장 점유율 40%를 한국기업이 차지하고 있지만 비메모리 점유율은 2%에 불과하다.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비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66%나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형적인 성장을 이뤄온 셈이다. 대만은 설계된 반도체를 생산하는 '파운더리 서비스'의 73%를 차지하고 있다. 반도체 디자인 업체는 1천5백개나 된다. 정보통신부 서광현 기술정책과장은 "지능형 로봇 등 신성장 동력 육성 정책은 원천기술을 개발,IT분야에서 지식재산권을 확보해 경쟁력 있는 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