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인터넷서비스가 널리 보급되기 전에 전화모뎀으로 PC통신을 하던 20대 후반~40대 초반의 `1세대 네티즌'들을 위해 화면과 메뉴를 과거 PC통신 환경과 똑같이 만든 복고풍 웹사이트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PC통신 하이텔의 접속 전화번호인 `01410'을 따서 도메인 네임을 지정한 01410닷넷(www.01410.net)이 대표적인 예다. PC통신 당시 가장 널리 사용되던 VT(가상터미널) 모드 통신 프로그램인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파란 배경화면에 흰 글씨를 사용했으며 폰트마저 이 프로그램에서 기본 설정으로 사용되던 것과 똑같아 화면만 보면 구별이 가지 않을 정도다. 게다가 메뉴를 찾아들어가는 방식마저 옛날 PC통신과 마찬가지로 알파벳으로 명령어를 입력하는 방식을 지원하는 등 실제 사용 방식도 거의 똑같기 때문에 이 사이트에 들어간 20대 후반~40대 초반 네티즌들은 잠시나마 10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지난 4월말 개설된 이 사이트의 초기화면에는 "모뎀으로 PC통신 하던 사람들의모임입니다. 예의를 갖추고 매너가 살아 있는 통신 생활 부탁드립니다"라는 글이 실려 있다. `이너'라는 대화명을 사용하는 이 사이트 운영자는 "옛날 PC통신 분위기가 그리워서 사이트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초고속인터넷 사용자가 늘면서 PC통신 동호회와 친목모임에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자 이를 웹사이트로 옮기면서 `복고풍 화면'을 꾸미는 경우도 있다. PC통신 시대가 끝나 가던 지난 1990년대 후반 PC통신 하이텔에 `EOS(End of Seventies)'라는 이름으로 작은 모임을 개설했던 1979년생, 98학번 대학생들의 친목모임인 `EOS98(www.eos98.com)'이 대표적인 예이며 숭실대 리눅스 사용자 모임(open.ssu.ac.kr)도 비슷한 스타일의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PC통신으로 네티즌 생활을 시작한 20대 후반~40대 초반 네티즌이라면 초고속인터넷으로 이들 사이트에 들어가 MS-DOS, 이야기, 전화 모뎀으로 PC통신을 하며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던 추억을 떠올려 보는 것도 좋을 듯. (서울=연합뉴스) 임화섭기자 solat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