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 데이콤 등 후발 유선통신업체들이 경영실적 악화로 신성장사업에 대한 투자를 재검토하거나 관련 투자를 대폭 축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면 KT는 휴대인터넷 스마트카드 홈네트워킹 등 신규사업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있어 차세대 통신서비스 시장에서도 KT의 독과점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 엄두 못내는 후발업체=하나로통신은 지난 1·4분기 순손실이 전년동기 대비 10% 늘어나는 등 경영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이에 따라 비핵심사업의 사업성을 재검토,투자를 줄이는 대책을 내놓았다. 이 회사는 무선랜 핫스팟(구내용),디지털케이블TV사업(DMC),주문형비디오(VOD) 등 하나로통신이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미래사업을 비핵심사업으로 분류했다. 무선랜 핫스팟(무선랜 서비스 지역)의 경우 5백여개소에서 투자를 중단키로 했다. 하나로통신 관계자는 "이 분야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4천3백억원대인 투자계획의 하향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데이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데이콤은 지난 1·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67% 감소하면서 분기별 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이 회사의 고위관계자는 "파워콤을 인수한데 따른 시너지효과가 2·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겠지만 시장상황이 불확실해 실적이 호전되리라 장담하기 어렵다"며 "올해 총 1천6백억원으로 잡았던 투자계획도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시장선점 나선 KT=상대적으로 좋은 경영실적을 보이고 있는 KT는 차세대 무선인터넷인 2.3㎓ 대역 휴대인터넷 사업을 활성화시키는 데 힘쓰고 있다. 2.4㎓ 무선랜과 휴대인터넷의 연동으로 경쟁사업자와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6월중 비씨카드와 손잡고 국내 처음으로 스마트카드를 발급할 계획이다. 정통부가 최근 발표한 '디지털홈 5개년 계획'을 KT가 주도적으로 추진해 홈네트워킹사업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밖에 위성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 등 서비스 융합시장을 선점,오는 2005년까지 성장사업분야에서 1조원의 매출을 달성하기로 했다. ◆전망=무선랜 핫스팟의 경우 휴대인터넷 서비스를 보완하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하나로통신의 투자중단은 향후 휴대인터넷 시장을 확대해 나가는 데 상당한 제약요인이 될 전망이다. 이인찬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정보통신산업연구실장은 "후발사업자들이 하나로 뭉치는 구조조정 외에 KT의 시장지배력을 견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