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호분할다중접속(CDMA)방식 3세대 서비스인 "cdma2000 1x EV-DO"가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사실 EV-DO 서비스 초기만 해도 회의론이 적지 않았다. 기술적으로 몇가지 문제점을 갖고 있었으며 비동기방식 W-CDMA보다 다소 뒤떨어졌기 때문이다. 우선 기지국에서 단말기로의 데이터 전송속도는 최고 2.4Mbps에 달한다. 이 정도 수준이면 어지간한 유선 인터넷 못지 않은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주문형 비디오(VOD)나 멀티미디어메시징(MMS)서비스를 원활이 진행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단말기에서 기지국으로의 역방향 데이터 전송 속도는 최고 1백53.6Kbps에 불과하다. 따라서 양방향 고속 데이터 전송이 이뤄져야 가능한 화상통화 서비스 구현에는 무리가 있다. 기지국에서 거리가 멀어질때 데이터 전송 속도가 떨어지는 등 또다른 기술적 문제도 있었다. 반면 W-CDMA는 양방향 속도가 같아 화상통화도 무리없이 소화해냈다. 이런 약점에도 불구,국내 이동통신업체들은 EV-DO 서비스를 본격화시켰으며 성공을 거뒀다. "준"(June)이란 브랜드로 대규모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SK텔레콤은 서비스를 본격화한지 1년이 채 안돼 37만명의 가입자를 모았으며 연내 1백50만명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준과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는 KTF는 서태지를 광고 모델로 기용,"핌"(Fimm) 가입자를 31만명 확보했다. 올해 1백5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텔레콤과 KTF의 콘텐츠 경쟁도 불붙고 있다. SK텔레콤은 편당 3억원 이상 제작비가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휴대폰 전용 영화를 제작,서비스하고 있으며 수만건의 콘텐츠를 확보했다. 모바일 가수까지 발굴할 정도로 EV-DO관련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KTF도 공중파 방송 등을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는 한편 서태지 관련 콘텐츠를 집중 홍보,젊은층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요금인하 경쟁도 치열하다. 두 회사는 2만~2만5천원의 일정액을 내면 한시적으로 데이터 통신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정액요금제를 출시했다. 동영상 등 데이터 사용요금이 워낙 비싸 정액제를 통해 가입자를 유혹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업계 관계자는 "EV-DO 서비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데이터 이용요금을 더 낮춰야 하고 콘텐츠 종류도 더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W-CDMA는 장비 개발이 지연된데다 국내외 주요 사업자들이 서비스 시기를 늦추고 있어 사업성에 대해 의문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 NTT도코모의 경우 W-CDMA서비스를 개시한지 1년 2개월만에 겨우 15만명의 가입자를 모으는데 그쳤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