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이크로소프트(한국MS)가 대구 지하철 방화참사가 발생함에 따라 당초 계획했던 '놀자판' 게임 홍보행사를 예정대로 강행할지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한국MS는 X-박스의 국내 유통사인 세중게임박스와 공동으로 오는 22일 서울 압구정동의 한 대형 카페를 빌려 신작게임인 `DOAX 비치발리볼'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행사를 열 계획이었다. DOAX 비치발리볼은 미녀 캐릭터들이 휴양지 섬에서 비키니를 입고 비치발리볼을 하는 게임으로 선정적인 그래픽으로 인해 남성 게이머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한국MS 역시 X-박스의 판매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카드로 기대를 걸고 있다. 홍보 행사의 내용은 게임에 등장하는 미녀 캐릭터와 닮은 실제 여성 모델이 미국에서 공수된 수십만원짜리 비키니를 입고 패션쇼를 열고 맥주파티와 댄스경연대회를 갖는다는 것. 한국MS는 게이머 400명을 초대해 이 행사를 치를 예정이었지만 지난 18일 예기치 않은 대구 지하철 참사로 자칫 이같은 행사가 오히려 역작용을 일으키지나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1.25 인터넷 대란의 원인가운데 하나로 MS의 SQL서버가 지목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MS가 `분위기 파악 못하는' 이같은 행사를 열 경우 정서적인 반감을 살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다. MS가 그렇지 않아도 국내에서 `독점기업'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각인돼 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는 것. 세중게임박스 관계자는 19일 "대구 지하철 참사 희생자들의 장례식이 끝난 다음행사를 열자는 의견이 높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 hskang@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