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약 3백40억원을 들여 모바일 운영체제(OS) 업체인 영국 심비안의 지분 5%를 인수키로 함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MS) 진영에 타격이 예상된다. 주요 휴대폰 제조업체가 심비안에 지분을 투자한 상태인데다 MS의 OS를 사용하는 유일한 휴대폰 메이저업체인 삼성전자까지 심비안쪽으로 돌아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모바일 OS 경쟁구도=PC 운영체제인 '윈도'처럼 휴대단말기의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구동하기 위한 기본 프로그램인 모바일 OS시장에서는 팜과 MS,심비안간 3파전이 벌어지고 있다. 팜의 경우 개인휴대단말기(PDA)에 최적화돼 있어 통신기능이 다소 취약하지만 프로그램 크기가 작고 상당수 PDA 사용자를 확보했다는 장점이 있다. MS의 모바일 OS인 '포켓PC'는 소스가 공개되지 않아 폐쇄적이라는 문제가 있는 반면 멀티미디어 기능이 강하고 기존 PC와 연동이 잘 된다는 게 장점이다. 심비안은 통신사업자들이 주축이 돼 만들었기 때문에 사업자의 요구를 잘 반영하고 있으며 소스가 공개된 개방형 프로그램이다. 팜은 미국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심비안은 유럽시장을 장악했다. MS는 모바일시장이 급팽창할 것으로 판단,무선사업부를 신설하는 등 역량을 집중해 왔다. ◆삼성전자 입장=기본적으로 등거리 정책을 취하고 있다. 삼성전자 이기태 정보통신 총괄사장은 "가능성이 있는 여러가지 OS를 쓰면서 시장의 판단에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팜 OS를 사용한 지능형 복합단말기(모델명:M300)를 출시했고 MS의 포켓PC를 채용한 단말기(M400) 개발도 완료했다. 올 하반기 중 심비안을 적용한 단말기도 출시할 계획이다. 그러나 MS 제품에 대해 통신사업자들이 반발하고 있어 M400의 출시가 지연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MS의 포켓PC를 탑재할 경우 단문메시지(SMS) 음악 등 각종 부가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할 수 없게 되고 업체간 서비스 차별화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MS가 업그레이드 지원을 확실히 약속하지 않는 한 제품을 공급받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향후 전망=무선 단말기의 1차 고객인 통신사업자의 상당수가 심비안을 지원하고 있어 향후 시장에서 영향력 확대가 예상된다. 특히 MS가 모바일시장에서까지 독점적 지위를 갖게 될 것이란 우려 탓에 사업자들의 거부감도 강하다. 업계 관계자는 "소스코드가 공개된 심비안이 다소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는 가운데 격렬한 시장 쟁탈전이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