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 인터넷 대란'의 원인을 둘러싼 KT와 인터넷 호스팅 업체 사이의 논쟁이 감정 대립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논쟁의 촉발은 인터넷 호스팅 서비스 전문업체인 ㈜아이네트호스팅이 지난 주말`1.25 인터넷 대란의 원인 밝혀졌다'는 `자극적인'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면서부터였다. 아이네트호스팅측은 "1.25 인터넷 대란의 일차적 원인이 웜에 의해 촉발된 DNS(도메인 네임 시스템) 서버의 트래픽 폭주인 점은 사실이지만 실제적인 원인은 DNS서버 관리 관행이 잘못됐기 때문"이라며 "KT를 비롯한 ISP(인터넷 서비스 제공자)들의 DNS 서버 설정 및 관리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일반적으로 ISP의 DNS 서버에 특정 스위치나 라우터로부터 대량의 비정상 트래픽이 들어올 경우 네트워크용 장비 상태 감시를 위한 시스템(KT의 경우 NMS라고 부름)이 문제가 생긴 해당 스위치의 이름을 알기 위해 DNS에 역질의를 전송하게 되는데 바로 이것이 DNS 폭주의 메커니즘이라는 것이 아이네트호스팅의 주장이었다. 아이네트호스팅은 동일한 내용으로 12일 시연회와 기자간담회를 갖고 자사의 IDC(인터넷 데이터 센터)에서 나타났던 자료를 공개하며 같은 주장을 되풀이했다. KT는 이에 대해 "KT NMS의 경우는 자체 내의 DB(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이상이생긴 장비의 IP주소에 해당하는 호스트명을 조회토록 돼 있기 때문에 NMS에서 DNS로역질의가 가는 일이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KT는 "실제로 지난달 22일부터 26일까지 KT NMS 서버에서 발생한 이벤트 조회결과 아이네트호스팅측이 주장하는 NMS에서 DNS로의 역질의는 발생하지 않았음이 확인됐다"며 "사고 당일 발생된 DNS로의 역조회는 KT NMS 서버가 아니라 가입자측에서설치한 방화벽 등 보안시스템에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KT 관계자는 "아이네트가 주장하는 내용은 자체 호스팅의 장애 원인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1.25 인터넷 대란의 원인은 아니다"라며 "KT의 네트워크 구성은 그 방식이나 복잡도에 있어 아이네트호스팅 같은 업체와 비교할 바가 아니다"라고 맞받아쳤다. 아이네트호스팅측은 이에 대해 "사실 KT가 자신들의 시스템에 대해 `그런 식으로 구성돼 있지 않으니 무식한 소리 하지 마라'고 이야기한다면 우리도 더 이상 할 말은 없다"면서 "다만 여러 가지 가능성 중 한 가지로 지적한 것일 뿐"이라며 한 발짝 물러섰다. 아이네트호스팅측은 "우리는 인터넷 대란 당시 확보한 로그 자료를 토대로 이와같은 결론에 이르렀다"며 "KT를 비롯해 ISP들 중 어느 한 회사라도 당시 자사의 로그 자료를 공개할 수 있는 회사가 있다면 한 번 해 보라고 말해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상대편의 주장을 `우물안 개구리의 무식한 소리'로 묵살하려는 KT의 고압적인자세나 자사 IDC의 소규모 자료만을 근거로 `대란 원인 밝혀졌다'는 과장된 주장을 되풀이한 아이네트호스팅의 태도 양쪽 다 문제가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같은 감정대립에는 KT가 지난해부터 `시장질서를 어지럽힌다'는 비난을 감수해 가며 서버호스팅 시장에 뛰어들어 저가 공세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펴는 바람에 아이네트호스팅 등 경쟁업체들로부터 원성을 산 점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어느 쪽이 옳건 이 문제를 둘러싼 양사의 감정대립은 이번주 내로 결판이 나게 될 전망이다. 사실 인터넷 대란 사건 개요의 큰 줄기는 밝혀진 상태이며 다만 `웜 발생 -> 트래픽 폭증 및 속도 지연 -> ? -> DNS 서버 질의 폭증 -> DNS 서버 마비 -> 인터넷불통'이라는 개요도에서 `?' 부분이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상태일 뿐이다. 규명되지 않은 부분에 대한 설명은 오는 14~15일을 전후해 정보통신부와 KT 등 주요 ISP들이 각종 자료와 분석 결과를 종합해 1.25 인터넷 대란의 상세한 원인규명결과를 발표하면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기자 solat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