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장소가 1~2달에 한번씩 바뀌는 정보기술(IT)우먼,일거리가 없어야 회사로 출근하는 커리어 우먼" 콜센터 솔루션업체인 예스컴의 신혜정(28)씨는 콜센터 시스템통합(SI)과 운영서비스(OS)에서는 보기 드문 여성인력중 한사람이다. 이 분야도 일반적인 시스템통합처럼 이른바 "IT 건설업"으로 불린다. 콜센터 구축이나 유지.보수 수요가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파견되고 회사에는 1년가야 얼굴 들이밀 시간도 없다. 회사에는 신씨의 자리도 없다. 여성이란 범주와는 조금은 안맞는 직종이다. 신씨는 그러나 이 분야에서 자신의 몸값을 최대로 높이고 있다. 콜센터와 관련된 전반적인 흐름을 이해하고 실무경험을 갖춘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 그는 작년 굿모닝과 신한증권 통합때 양방향음성응답(IVR:ARS와 비슷한 기술) 시나리오를 개발했다. 또 삼성화재 텔레매틱스 프로젝트에서는 컴퓨터통신통합(CTI) 미들웨어의 테스트환경을 구축하기도 했다. 지금은 제일은행 콜센터 프로젝트를 맡고 있다. 예스컴의 소중한 기술인력의 한사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신씨는 대학(한밭대 제어계측 전공)을 나오기는 했지만 사회생활은 상고를 졸업하고 바로 시작했다. 그래서 벌써 직장경력이 10년째다. 신씨는 그동안 "별의별 일을 다해봤다"고 얘기한다. 다행히 IT분야에서만 여러 경험을 쌓아 오늘의 그가 있게 됐다. 신씨의 첫 직장은 HP 컴퓨터제품을 애프터서비스하는 회사의 경리직. 그러나 인원이 모자라다 보니 AS 접수 전화도 받고 어깨너머로 기술을 배워 직접 AS와 조립을 하기도 했다. 이어 썬마이크로시스템 딜러를 하던 한 선배의 회사로 옮겨 경리 AS 영업 등 이것저것 도와주기 시작했다. 여기서는 유닉스와 인터넷을 독파했다. 1년만에 회사가 망하자 초등학교 컴퓨터 강사생활을 6개월하다가 하나로통신 콜센터에서 콜센터 운영업무를 보기 시작했다. 신씨는 "처음에 너무나 생소한 분야여서 엄청 애먹었다"며 "내 능력으론 힘들다고 생각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실무가 최고의 스승이란 생각으로 공부와 일에 매진했다"고 말했다. 현재 직장인 예스컴은 지난해 매출이 2백94억원에 달한 중견 벤처. 오는 3,4월경 코스닥에 등록할 예정이다. 신씨는 남들보다 어려운 환경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지만 이제는 안정적인 중견벤처에서 "능력있는 IT우먼"의 꿈을 일궈가고 있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