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방법'(공격을 받아 마비됐다는 뜻의 사이버 속어) 당했다." 사상 초유의 전국 인터넷 마비 사태에 대해 네티즌들은 "재작년 9.11테러 사태보다 더 충격적이다.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다"고 경악했다. 일부 네티즌은 "마치 악몽을 꾼 것 같다. 물이 안 나오거나 전기가 안 들어오는 것보다 더 답답하다. 세상에서 단절된 것 같다"며 공포감마저 토로했다. 정보통신부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정통부 장관 사임하라' '정통부 직원들을 전면 교체하라' 등의 비난 메일이 쇄도했다. 이번 사태는 워낙 유례가 없는 것이어서 처음 인터넷 통신장애가 시작됐을 때만 해도 적지 않은 네티즌들이 개별 컴퓨터의 고장이거나 특정 통신망의 장애로 판단하고 소동을 피웠다. 프리챌 회원인 이모씨(29.서울 대치동)는 "처음에는 컴퓨터에 문제가 있는 줄 알고 몇 차례 재부팅을 계속하다 하드 디스크 포맷까지 다시 했다"며 "전국적으로 인터넷이 불통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는 황당해 말도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기도 안양에 사는 박모씨(32)는 "PC로 드라마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속도가 느려지고 인터넷 접속이 안돼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줄 알고 백신 프로그램을 작동시키는 등 소동을 벌였다"며 "서버 자체가 다운된 줄 누가 짐작이나 했겠느냐"며 어이없어 했다. 다음을 즐겨 찾는 네티즌 신모씨(28.서울 사당동)는 "마치 전쟁이 일어난 것 같았다"며 "초고속 통신망이 아무리 발달해도 이렇게 허무하게 멈춰 버리는데 무슨 소용인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네티즌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그간 '인터넷 강국'이라고 자화자찬하던 우리의 허약한 실체가 드러났다"며 당국에 대한 성토와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오마이뉴스에 글을 쓴 한 일본 유학생은 "마이니치신문의 인터넷 사이트를 'IT대국 한국, 인터넷 마비'라는 제목이 도배했다"며 "평소 한국의 인터넷은 대단한 자랑이었고 부러움도 많이 샀는데 이번에 망신살이 톡톡히 뻗쳤다"고 전했다. 다른 한 네티즌은 "국가 전체의 인터넷망이 일순간에 이렇게 처참하게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은 건축으로 치면 엄청난 부실공사"라고 지적했다. 정통부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올린 한 네티즌(ID 변철훈)은 "세계 최정상급 IT기술을 자랑하던 한국의 인터넷망이 바이러스 하나 때문에 마비돼 버렸다. 한국의 IT산업에 이제 누가 투자하려고 하겠는가. 국가신인도는 또 어떻게 되겠나. 정말 부끄럽고 답답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네티즌(ID 이윤근)은 "이번 '1.25 인터넷 대란'에 대해 국가적 차원에서 모든 국민에게 피해보상을 해줘야 한다. 정통부 장관은 사임하고 정통부 직원들도 모두 바꿔야 한다"고 비난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