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코리아에서 u코리아로.' 21세기는 네트워크의 세상이다. 사람과 컴퓨터, 사물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돼 언제 어디서나 컴퓨터에 접속해 일을 하고 오락을 즐길수 있는 시대가 조만간 도래한다. 이같은 네트워크 세상에선 어디서든 인터넷에 접속할수 있는 인프라를 누가 먼저 갖추고 이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국가경쟁력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보화 시대를 앞서 달리고 있는 한국의 다음 과제는 바로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u(유비쿼터스.ubiqitous)코리아' 건설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e코리아의 성공을 'u코리아'란 새로운 비전으로 이어나가야 글로벌 경쟁시대에 생존할수 있다는 얘기다. 유비쿼터스란 라틴어인 '유비쿼터스'는 '언제 어디서나, 동시에 널리 존재한다'는 뜻을 갖고 있다. 다양한 종류의 컴퓨터가 현실세계의 사물과 환경속으로 스며들어 서로 연결, 통합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집안의 벽, 가전제품에서 사람들이 착용한 옷, 안경, 신발, 가방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능의 컴퓨터칩이 장착된다. 이렇게 되면 사람과 사물, 컴퓨터는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이들간에 자유롭게 정보가 흘러다닌다. 유비쿼터스의 미래모습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이 '미래로 가는 길'에서 내다본 것처럼 유비쿼터스 환경에서는 사물이 마치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처럼 기술수준이 발전한다. 피자를 조리하는 스마트 전자레인지는 스마트 냉장고에 요리 재료가 충분한지 물어본뒤 냉동상태의 요리 재료를 녹여줄 것을 요청한다. 돼지고기에 심어진 컴퓨터칩은 스스로 전자레인지의 온도와 시간을 조절해 최적의 상태로 요리한다.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 문을 여는 순간 손잡이에 장착된 센서는 혈압과 체온을 체크한다. 또 변기를 통해 당뇨 수치 등이 점검된다. 체크 결과는 곧바로 주치의 단말기에 전달되고 주치의는 필요하면 원격검진을 받아보라고 권한다. 스마트 센서가 달린 알약은 우리 몸속의 지정된 위치까지 정확하게 약을 운반한다. 자녀의 수업준비물을 아침마다 챙기는 번거로움도 덜 수 있다. 교사는 학부모의 휴대 단말기에 준비물을 알려주고 아이의 책가방에 부착된 태그는 부족한 물품을 부모에게 통보한다. 부모는 가까운 문방구에 접속해 전자화폐로 계산한뒤 아이에게 준비물을 챙겨가라고 말하기만 하면 된다. 현장 교육차 광화문을 지나는 학생들의 단말기에는 이순신 장군 동상에 심어진 교육용 칩에서 쏘아주는 역사정보가 자동으로 뜬다. 백화점에서는 무선 인식기가 부착된 쇼핑카트를 이용해 상품의 원산지와 가격, 유통기한, 조리방법 등을 알 수 있다. 유비쿼터스 기술이 가져올 미래 생활혁명의 모습이다. SF 영화나 소설에서나 본 장면들이 현실화되는 것이다. u코리아 전략 'u코리아' 전략은 이달초 열린 '제1회 통신사업자 최고경영자(CEO)포럼'에서 처음 제기됐다. 이성국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정보화기술연구소장은 "2007년까지 유비쿼터스 네트워크 기반을 구축하고 유비쿼터스 10대 프로젝트를 완성해야 한다"며 "한국에서 먼저 초고속 유비쿼터스 네트워크를 구축해 세계에서 가장 생산적이고 깨끗한 국가시스템을 만들고 지식정보 허브국가로 발전시키자"고 제안했다. 이 소장은 u코리아 실현을 위한 실무준비로 정보화촉진기본법등 관련 법제를 획기적으로 정비하고 범국가적 u코리아 전략위원회(가칭)를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보통신부는 u코리아 건설과 관련해 2005년까지 초고속인터넷을 20Mbps 수준으로 발전시키고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할수 있는 무선 인프라를 구축하며 홈 네트워크 산업을 적극 육성할 방침이다. 또 시스템온칩(SoC) 개발과 디지털 콘텐츠 산업 육성도 적극 추진키로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u코리아를 건설할 종합적인 청사진은 마련돼 있지 않다. 밑그림을 그리고 구체적인 전략을 짜는 것은 내년 2월 출범하는 새 정부의 과제로 남겨져 있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