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내동에 위치한 서울통신기술 사옥에 들어서면 실제 집안 내부와 똑같은 모습을 꾸며 놓은 전시관이 눈에 띈다. 방문객들은 노트 크기의 이동형 단말기인 '홈패드'나 이동통신 기기를 통해 어디서나 집안의 각종 정보.가전기기를 조정해 볼 수 있다. 바로 유.무선 인터넷, 가전, 보안기기 등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인 첨단 홈네트워크의 모습이다. 최근 도곡동의 타워팰리스에 구축돼 세간의 주목을 받은 홈네트워크도 바로 이 시스템을 구현한 것이다. 타워팰리스를 통해 네트워크 구축·관리 전문 업체인 서울통신기술은 홈네트워크 시장의 전면으로 부상할 수 있었다. ◆ 홈네트워크 시장의 다크호스 =지난달 방한한 중국 건설부 관계자들은 이례적으로 서울통신기술을 방문했다. 유.무선 통신, 가전 등의 분야 대기업을 제치고 서울통신기술이 홈네트워크 분야의 대표 주자로 인정받은 셈이다. 실제로 이 회사는 타워팰리스를 비롯해 미켈란 아데나팰리스 아크로비스타 리첸시아 등 대표적인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에 홈네트워크 및 홈오토메이션 장비를 공급하며 국내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도 적지 않다. 지난 7월에는 중국의 시스템통합(SI) 업체인 하문만안유한공사와 3백만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현재 전세계적으로도 홈네트워크 시스템을 수출하는 업체는 거의 찾을 수 없다는 점에서 서울통신기술의 중국 진출 성공은 의미가 크다. ◆ 네트워크 운영 기술 최고 =9백20여명에 이르는 서울통신기술의 인력 가운데 대부분은 엔지니어다. 이들은 "국내 통신 산업의 역사와 발걸음을 같이 했다"는 말로 회사의 강점에 대한 답을 대신한다. 지난 93년 삼성전자에서 분사할 당시에는 통신사의 한 획을 그었던 전전자교환기(TDX) 개발에 참여한 인력들이 주축을 이뤄 전화망 구축 및 관리 사업에 주력했다. 이후 인터넷 산업이 활성화되면서부터는 초고속 인터넷 분야로, 97년부터는 이동통신 분야로 자연스럽게 진출했다. 99년에는 삼성전자로부터 홈오토메이션 사업을 인수, 홈네트워크 사업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모 기업인 삼성전자와의 두터운 협력체제도 신기술 흡수와 안정적인 사업 운영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힘이 됐다. ◆ 차세대 사업 육성 고심 =네트워크 사업은 초고속 인터넷 및 이동통신 산업의 포화로 한계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성장성 있는 사업으로의 구조 개편은 가장 큰 고민거리다. 서울통신기술은 우선 홈네트워크 사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지난 2년간 매년 20억원씩을 순수 개발비로 이 분야에 투자했다. 이밖에 지능형교통시스템(ITS)과 컴퓨터통신통합(CTI) 등 네트워크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로 사업 영역을 꾸준히 넓혀 나간다는 복안이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