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준(JUNE)'과 KTF의 '핌(FIMM)'이 3세대 이동통신 시장에서 격돌하고 있다. '준'과 '핌'은 현재보다 최고 16배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cdma2000 1x EV-DO'서비스의 브랜드다. 이들 브랜드는 휴대폰으로 영화 예고편 같은 동영상과 화상전화,멀티미디어 메시지,인터넷 등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한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두 브랜드 모두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한 글자로 만들어졌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마케팅 전략은 회사별로 크게 차별화된다. 우선 SK텔레콤은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기술적인 용어를 배제하는 대신 친근하고 쉽게 부를 수 있도록 사람 이름처럼 들리는 의인화된 브랜드를 만들었다. 반면 KTF의 핌은 '빠르게 날아가는 소리'를 표현한 의성어에서 나왔다. SK텔레콤은 친근함을,KTF는 첨단 이미지와 빠른 속도를 강조한 셈이다. 광고 전략도 판이하다. KTF는 '핌'을 론칭하면서 'IMT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란 슬로건을 통해 차별화된 3세대 서비스를 강조한 반면 SK텔레콤은 한 달여 동안 '준'의 실체에 대해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이른바 '티저(Teaser)광고'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다. 핵심 콘텐츠도 차별화된다. KTF는 멀티미디어 메시징서비스(MMS)와 방송 콘텐츠를 집중 공략하고 있으며 SK텔레콤은 동영상을 앞세우고 있다. KTF는 문자 위주의 메시지에서 탈피,동영상이나 사진 등을 함께 첨부해 보낼 수 있는 멀티미디어 메시징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또 방송 콘텐츠를 휴대폰에서 구현하고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데 역량을 모으고 있다. 반면 SK텔레콤은 휴대폰 특징에 맞는 모바일 전용 영화를 자체 제작했으며 모바일 가수 '노을'을 등장시키는 등 대규모 물량을 투입한 영상물을 통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가격 경쟁도 불붙었다. SK텔레콤은 내년 2월까지 한시적으로 월 2만5천원에 무제한 동영상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정액요금제를 출시했다. KTF도 7종의 다양한 패킷요금제를 내놓았으며 조만간 더 저렴한 동영상 관련 요금제를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 5월부터 마케팅을 시작한 KTF '핌'가입자는 현재 4만4천명,SK텔레콤 '준'은 1만5천명 수준이다. 앞으로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시장 쟁탈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