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어른들보다 훨신 자기표현에 적극적이에요."(쥬니어네이버)


"어 그래요. 요즘 10대들은 참을성이 부족하고 외모를 너무 중시하는데..."(다모임)


"30~40대들은 엉덩이가 무거워요. 그래서 동호회를 일단 만들며 자리를 잘 옮기지 않아요."(네띠앙)


국내 주요 커뮤니티사이트 운영자인 가드너(정원사) 다섯 사람이 한자리에 모였다.


다음 카페의 이은정 팀장(31), 프리챌의 정욱 실장(30), 다모임의 이호웅 팀장(28),네띠앙의 길윤웅 부장(35), 쥬니어네이버의 양혜진 대리(27).


이들은 매일 사이버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조정하며 커뮤니티를 가꿔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이들을 정원사에 빗대 '가드너'라고 부른다.


인터넷 초창기부터 사이버세상을 들여다본 이들의 눈에 비친 인터넷세상은 더이상 현실의 축소판이 아니다.


현실 못지않게 복잡하고 많은 일들이 벌어지는 현실의 거울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사이버세상을 관리하는 만큼 본의 아니게 경찰서나 법원출입도 잦다.


어린이 커뮤니티 사이트인 쥬니어네이버의 양 대리를 제외한 네사람은 경찰서를 밥먹듯이 드나들었다.


경찰서 출입에 이골이 난 이은정 팀장은 "저의 사이트에 카페가 개설됐다는 이유로 초기에는 가출이나 자살 사기 등 인터넷에서 사건만 터지면 경찰서에 불려갔다"며 "요즘에는 담당 형사들과 안면을 터서 수사공조를 할 정도로 친해졌다"고 말했다.


가출한 아이를 찾아달라는 부모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아 '사이버 동사무소' 역할까지 하고 있단다.


이들 가드너는 최근 프리챌의 유료화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유료화 여부를 묻는 네티즌의 문의가 쏟아져 다른 업무를 못할 정도였다.


커뮤니티를 유료화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이후에야 사태가 진정됐다고 한다.


이에 대해 프리챌의 정욱 부장도 할말이 많은 듯 싶었다.


"다음처럼 커뮤니티를 다른 서비스를 위한 플랫폼으로 사용하는 업체와 달리 저희는 핵심비즈니스모델입니다. 이 때문에 네티즌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유료화를 결정한 겁니다. 아직 성공여부를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지금까지는 약 13만 유료회원을 확보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5명의 가드너들은 커뮤니티의 가장 큰 변화로 정보성을 꼽았다.


인터넷 초창기에는 사람을 찾아서 커뮤니티를 만들던 네티즌들이 이제는 정보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다음 카페 이 팀장은 "만약 애완견 정보를 찾는 사람이라면 예전에는 일반 검색을 통해 정보에 접근했지만 이제는 카페나 동호회를 찾으면 훨씬 깊이있는 정보를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성인층 회원이 주류인 다음 프리챌 네띠앙과 달리 쥬니어네이버와 다모임에서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사이버 트렌드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


쥬니어네이버의 양 대리는 "아이들은 사이버공간을 '재미'나 '놀이'의 대상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며 "그래서 대부분의 동호회가 방송 드라마 영화 연예인 관련이나 캐릭터 키우기 등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이 주요 회원인 다모임의 고만은 달랐다.


이호웅 팀장은 "막상 전화해 보면 다들 착한 학생들인데 사이버세상에서는 또래문화때문인지 언어나 상대방을 대하는 태도가 무척 거칠다"며 "특히 요즘에는 외모로 동호회 회원을 결정하는 유행까지 번져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털어놨다.


각 사이트에 따라 사정은 조금씩 다르지만 이들 가드너의 목표는 같다.


자신들이 가꿔 가는 사이버세상이 탈선과 범죄의 온상이 아니라 새로운 문화로 인정 받는 것이다.


그리고 회사 수익에도 기여를 하길 바란다.


네띠앙의 길 부장은 "인터넷커뮤니티는 이제 의사소통에서 없어서는 안될 핵심 수단인만큼 그에 대한 합당한 평가가 필요하다"며 "커뮤니티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네티즌과 서비스업체가 공생할 수 있는 수익모델 발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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