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동기식 차세대 영상이동통신(IMT-2000) 사업권을 획득한 LG텔레콤은 다른 이동통신업체와는 차별화된 전략을 채택했다. SK텔레콤과 KTF가 데이터 전송속도를 대폭 개선한 'cdma2000 1x EV-DO' 서비스에 주력하는 것과 달리 내년이나 2004년초 실질적인 CDMA 방식 3세대 서비스로 볼수 있는 'cdma200 1x EV-DV'를 시작한다는 것이다. LG텔레콤은 지난 3월부터 최대 전송속도 2.4Mbps를 구현하는 'EV-DO' 서비스에 대해 기술검증 시험을 실시했으나 음성이 지원되지 않는 등 문제점을 확인, EV-DO 서비스를 건너뛰어 바로 EV-DV 서비스를 실시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EV-DO는 순방향 파워 컨트롤을 없애고 기지국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단말기에 최대 파워를 할당해 빠른 전송속도를 제공하는 까닭에 기지국에서 멀리 떨어지면 전송속도가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다는 것이다. LG텔레콤은 콘텐츠와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면서 시장환경, 기술특성, 평균 데이터 용량 등의 환경 변화에 따라 현재 서비스하고 있는 'cdma2000 1x'에서 'EV-DO'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EV-DV'로 자연스러운 진화를 추진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데이터 전송속도를 높인 새 서비스를 개시하더라도 수익을 창출할 만한 콘텐츠와 응용서비스 개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망 구축에 소요되는 엄청난 투자비만 낭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LG텔레콤은 우선 내년중 IMT-2000용으로 할당받은 주파수인 2GHz 대역에서 cdma2000 1x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후 시장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2003년중이나 2004년초 본격적으로 EV-DV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EV-DV는 2.4Mbps의 전송속도를 구현하고 파워 컨트롤 문제를 극복했을 뿐만 아니라 음성과 데이터를 모두 지원, EV-DO는 물론이고 비동기식 IMT-2000(W-CDMA)보다 우월하다는게 LG텔레콤의 판단이다. 또 IMT-2000 서비스가 시작되더라도 이용할 만한 콘텐츠가 많지 않고 요금이 비싸 당장 소비자들의 수요를 기대하기 어려워 3세대 시장이 성숙했을때 EV-DV를 내놓아 투자비를 줄이고 시장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동기식 사업권을 획득, 2세대와 3세대 서비스간 로밍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다고 LG텔레콤은 주장한다. LG텔레콤 관계자는 "경쟁 사업자들의 경우 2세대와 3세대 서비스를 연계하기 위해 2세대와 3세대간 로밍은 물론 동기식과 비동기식 로밍을 가능케 하는 듀얼밴드.듀얼모드 단말기가 필요한데 개발이 어렵고 가격이 비싸다는게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LG텔레콤은 같은 기술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2,3세대 서비스만을 연동해 주는 듀얼밴드 단말기를 개발하면 훨씬 쉽게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비 측면에서도 효율성이 높다고 회사측은 강조했다. 비동기로 전국망을 구축하려면 초기 5년간 2조원의 시설투자비가 필요하지만 동기식으로 망을 구축하게 되면 2세대 망을 활용할 수 있어 약 8천7백억원이면 전국망 구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LG텔레콤은 일본 미국 중국 호주 등의 동기식 사업자와 제휴를 통해 CDMA 서비스의 확장을 도모하고 네트워크 구축및 운영, 데이터 서비스 개발, 운영 노하우 등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LG텔레콤이 보유하고 있는 운영 기술을 바탕으로 기술 용역 및 자문형태로 해외 시장에 진출한 뒤 향후 해외 통신사업자의 지분에 참여하거나 외국 통신사업에 직접 참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