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영상이동통신(IMT-2000) 장비 공급권을 둘러싸고 국내외 통신업체들간 불꽃튀는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은 이미 동기식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상용화한데다 무선인터넷도 활성화돼 있어 이동통신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서 한국의 주요 이동통신 서비스업체에 장비를 공급할 경우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3세대 장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된다. 삼성전자 LG전자 노텔네트웍스 노키아 알카텔 등 유수 통신장비업체들이 총력을 기울여 장비 공급권을 따내려하는 것은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비동기 사업권을 획득한 KT아이컴은 지난 5월 LG전자를 우선공급협상 대상자로 선정,9월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내년 3.4분기중 상용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는 SK IMT는 지난해 11월 교환장비 분야에서 LG 삼성 노키아 노텔 알카텔 에릭슨 등 6개사를,기지국 분야에서 LG 삼성 노키아 노텔 모토롤라 알카텔 에릭슨 등 7개사를 장비개발 협력업체로 선정했다. 이어 지난 5월 2차 장비개발 협력업체로 LG 삼성 노키아 노텔 알카텔 등 5개사를 선정했으며 8월 W-CDMA 공급제안요구서를 이들에게 발송했다. 이들 5개 장비업체는 현재 경기도 분당의 SK텔레콤 사옥에 교환기 기지국 장비들을 설치하고 시스템 개발,기존 망과의 연동,시스템의 조기 안정화 등과 관련한 장비성능시험(BMT)을 받고 있다. SK IMT는 이달중 장비공급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해 이르면 연내 장비 발주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업체간 사활을 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5월말 KT아이컴의 비동기식 장비 입찰때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LG전자가 수성 의지를 다지고 있는 가운데 고배를 마셨던 삼성전자와 노텔 노키아 알카텔 등은 이번에 반드시 공급권을 획득하겠다며 벼르는 상황이다. LG전자는 KT아이컴 입찰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데다 월드컵 기간중 IMT-2000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시연했다는 점을 앞세우고 있다. LG전자는 2세대 이동통신 장비 시장에서 경쟁업체에 밀렸지만 이번 입찰을 계기로 3세대 시장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LG전자의 장비는 국제 표준을 준수하고 있으며 향후 외국 사업자들과의 자유로운 글로벌 로밍에 적합한 세계 최초의 장비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다"며 "시스템 상용화 능력은 물론이고 성능면에서도 해외 유수업체들과 당당히 겨룰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KT아이컴 장비입찰 막판에 밀려났던 삼성전자도 각오를 다지고 있다. 2세대 장비 시장에서 주요 서비스업체들의 전국망을 구성해 본 경험을 앞세워 2.3세대간 망연동과 관련,기술적 우위를 확보했다는 강점을 내세운다. 삼성 관계자는 "비동기식의 경우 일본이나 유럽 등의 장비업체에 비해 출발은 다소 늦었지만 기지국모뎀 기술,최신 규격 적용 능력 등을 감안하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와 함께 KT아이컴 최종 입찰까지 올라갔던 노텔네트웍스는 CDMA와 GSM 방식의 솔루션을 모두 보유,2.3세대 로밍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한국 이통사업자들에게 안정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집중 홍보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본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으며 BMT를 위해 수십명의 인력을 집중 투입했다. 이밖에 알카텔과 노키아도 KT아이컴의 장비 입찰 때와는 상황이 달라졌으며 해외에서 검증된 솔루션이라는 점을 앞세우며 SK 입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