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은 1일 이사회를 열어 총 14억달러(약 1조7천억원) 규모의 외자유치를 결의했다. 주총에서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이날 결의로 파워콤 인수를 위한 자금 조달에 청신호가 켜졌다. 하나로통신은 이사회에서 파워콤 인수를 전제로 AIG 뉴브리지캐피털 등 해외투자자들로부터 7억달러를 유치(제3자 배정방식 신주 발행)하고 별도로 7억달러의 신디케이트론을 도입키로 결의했다고 이날 밝혔다. 신주 발행가격은 주당 4천원, 발행주식 수는 보통주 2억1천만주이며 총 발행금액은 8천4백억원이다. 신디케이트론은 두 개 이상의 은행이 차관단 또는 은행단을 구성해 같은 조건으로 일정금액을 융자해 주는 중장기 대출이다. 하나로통신은 해외투자자들과 세부 조건에 대한 협의가 끝나는 대로 이달 안에 외자유치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또 오는 12월 중순 임시주총을 열어 외자유치를 마무리지을 방침이다. 이에 따라 외자유치 성사여부는 임시주총 통과로 모아지게 됐다. 신주 발행가격이 액면가(5천원) 이하로 결정돼 주총에서 특별결의(출석주주의 3분의 2 찬성)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주총에 출석할 주주가 전체지분의 50%를 넘지 못할 전망이어서 16.8%를 갖고 있는 LG그룹이 반대의사를 표명하면 외자유치는 물 건너갈 수도 있다. 만약 주총 승인을 받으면 하나로통신 자본금은 2조4천4백억원으로 늘어나고 해외투자자 지분이 43%선을 차지, 경영권이 외국인에게 넘어가게 된다. 하나로통신은 "KT와의 경쟁,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증자는 꼭 필요하다"며 "국내 대주주들이 증자에 참여하지 않아 외국투자자와 손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