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시기일수록 미래를 준비하는데 소홀해서는 안됩니다" 최근 방한한 세계 최대 스토리지업체인 미국 EMC의 에레즈 오퍼 수석부사장은 "세계 정보기술(IT)시장이 침체돼 있지만 꾸준한 투자와 개발로 경기회복기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경제가 좀체로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고 움추려 지냈다간 정작 경기가 회복됐을 때 시장을 이끌만한 제품이 없어 낭패를 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오퍼 부사장은 "경기침체기에는 끊임없이 고객의 니즈를 찾아내 여기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인내심을 갖고 꾸준하게 그 전략을 밀고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MC가 불경기 탈출 비책으로 뽑은 카드는 바로 소프트웨어다. 경기침체로 비싼 IT장비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가 줄어들자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해 비용을 줄여줄 수 있는 소프트웨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EMC는 지난 95년 소프트웨어 개발에 착수,업계 처음으로 지난해말 "AutoIS"라는 전략을 내세워 스토리지를 통합관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내놓았다. 소프트웨어를 통해 기업내 여러개의 스토리지에 들어있는 각종 데이터를 통합관리하는 것은 물론 서로 다른 기종간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EMC가 소프트웨어로 방향을 틀자 IBM HP 스토리지텍 등 경쟁업체들도 앞다퉈 소프트웨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실제 세계 스토리지 소프트웨어 시장은 70억달러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소프트웨어가 스토리지업계에 주요 사업부문으로 떠올랐다. 오퍼 부사장은 "갈수록 늘어나는 각종 데이터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기업 경쟁력의 원천"이라며 "보다 쉽고 빠르게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혁신적인 소프트웨어를 지속적으로 내놓겠다"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