냅스터를 굴복시킨 미국의 음반제조업체들이냅스터와 유사한 음악.영상파일 공유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며 골치를 썩이고 있는 '카자'에 대해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소송 대상인 카자 및 카자 관련자들의 지리적 소속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7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카자 소프트웨어의 배급회사인 셔먼네트워크는 남태평양의 바누아투라는 도서국가에 본사가 있는데 이 프로그램의 관리는 호주에서 이뤄지고 있다. 게다가 이 회사의 컴퓨터서버는 덴마크에 있으며 소프트웨어의 소스코드는 에스토니아에서 마지막으로 발견됐다. 카자 소프트웨어의 원래 개발자들은 네덜란드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 음반제조업체들의 변호사들은 이들을 아직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카자에 대한 소송과 관련해 미국내에서 찾을 수 있는 사람은 카자 소프트웨어를즐겨 사용하고 있는 이용자들 뿐이다. 이들은 하루 24시간 카자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음악은 물론 TV쇼와 영화를 다운로드 받고 있다. 궁지에 빠진 음반제조업체들과 영화회사들은 최근 로스앤젤레스의 미 연방법원판사에게 저작권법을 위반하고 그로 인해 금전적 이익을 얻고 있는 카자 관리인을분명히 밝혀 줄 것을 요청했다. 셔먼이 그 책임자라는 것을 공식 확인해 달라는 얘기다. 이 요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셔먼은 카자 소프트웨어의 배포를 금지하든지 아니면 소프트웨어에 저작권을 침해할 수 없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깔아야 한다. 음반제조업체들의 공세에 대해 셔먼은 즉각 대응했다. 법원에 음반제조업체들의요청을 기각하라는 주문이다. 셔먼의 주장은 이렇다. 셔먼은 미국내에 자산도 없고 미국내에서 거래도 하는 것이 없는데 미국법원이재판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또 인터넷은 지역경계를 인식하지 않는 것인데 미국 법원의 조치는 세계 150개국가의 6천만 카자 소프트웨어 이용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 때문에 있을 수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셔먼의 변호사 로데릭 도먼은 음반제조업체들이 법원에 요청한 것은 미국의 저작권법을 전세계에 적용하라는 얘기나 다를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카자 소프트웨어를 둘러싼 셔먼과 음반.영화제작업체간의 공방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간의 법정공방은 다음달 16일에 있을 예정이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