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이 독식하다시피하던 국내 전사적자원관리(ERP) 솔루션 시장에서 토종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 판도도 급변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AP코리아 한국오라클 등 외산업체들의 ERP 시장점유율은 지난 99년 72%에서 올들어 54.8%로 크게 떨어졌다. 반면 토종업체들의 점유율은 28%에서 44.2%로 높아졌다. 국산 ERP업체들의 약진은 정부의 중소기업 정보화 지원사업으로 중소 및 중견기업의 ERP 수요가 증가하면서 구축비용이 저렴하고 국내 기업실정에 적합한 토종 ERP가 선호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ERP 구축비용은 외산이 토종제품보다 3∼5배 이상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SDS의 이륭 ERP사업팀장은 "국산 ERP 제품의 질적 수준이 많이 향상된 데다 영업 및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는 등 경쟁력이 크게 높아된 것도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ERP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하던 SAP코리아의 시장점유율은 작년 상반기 34.1%에서 올 상반기에는 29.4%로 주저앉았다. SAP코리아와 함께 국내 ERP시장을 양분하던 한국오라클은 금융권 중견기업 등의 분야에서 선전한 덕분에 지난해 시장점유율 21.6%를 그대로 유지했다. 토종 ERP업체들 사이에서는 명암이 엇갈린다. 삼성SDS 소프트파워 영림원소프트랩 코인텍 더존디지털웨어 등은 시장점유율이 큰 폭으로 뛰어올랐으나 뉴소프트기술 지앤텍 한국하이네트 등은 점유율이 제자리걸음하거나 소폭 하락했다. 특히 토종 ERP업체를 선도하고 있는 삼성SDS는 중소기업용 ERP 솔루션인 유니ERP의 호조에 힘입어 시장점유율 14.2%를 기록,선두업체인 SAP코리아와 한국오라클을 위협했다. 한편 기업 정보화의 근간이 되는 ERP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여서 시장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국내 ERP시장 규모는 99년 9백억원에서 올해는 2천8백억원으로 연평균 35% 가량 성장하고 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